이마트, 초콜릿부터 생활용품까지…'만족의 아이콘' 된 노브랜드
노브랜드 닭꼬치는 지난해 이마트 ‘베스트 셀러’ 상품 중 하나다. 출시 1년여 만에 약 200만 개가 팔렸다. 각종 사회관계망(SNS)에서 활약하는 ‘먹방러’들의 단골 먹거리로 등장하기도 했다. 비결은 ‘가성비’다. 800g(20꼬치)에 1만2980원으로 꼬치 하나에 650원꼴이다. 유명 브랜드 닭꼬치가 약 2000원 수준이니, 3분의 1 가격에 팔리고 있는 셈이다.

PB(유통사 자체 브랜드) 제품을 고르는 일은 똑똑한 소비를 위한 지름길이다. 대형 유통회사들이 제조사를 엄선해 만든 것들이라 품질이 전국구 브랜드(NB)에 뒤처지지 않는 데다 마케팅 비용을 쏙 뺀 터라 가격이 저렴한 게 장점이다. 노브랜드는 국내 PB를 대표하는 이마트의 ‘간판’ 브랜드다.

글로벌 유통 트렌드 된 PB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 노브랜드의 ‘모토’는 이 한 문장에 압축돼 있다. 상품 개발의 시작에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노브랜드는 일반 상품 대비 30% 이상 가격이 저렴하다. 품질에 대한 검증은 엄청난 판매량으로 입증되고 있다. 기존에도 가격이 저렴한 상품은 많았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만큼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아 오래가지 못했다.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품질이 바로 노브랜드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 매년 큰 성장을 하는 이유다.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저마다 PB 상품을 적극 밀고 있다.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아마존 역시 방대한 데이터 분석에 기초해 많이 팔릴 만한 상품들을 PB로 만들어 판매 중이다.

이마트의 노브랜드는 물가 안정에도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면, 참치캔처럼 대형 제조사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제품들을 제외하고 다양한 분야의 상품들을 노브랜드 ‘우산’에 편입시킴으로써 가격 거품을 빼고 있다.

물가안정에도 기여하는 노브랜드

노브랜드의 영역은 세제 등 생활필수품에서부터 햄버거, 가전 등 무궁무진하다. 가성비로 큰 인기를 끈 노브랜드 액체세제는 작년 한 해 동안 무려 50만L가 팔렸다. 가격은 2.1L에 3980원으로, 일반 리필 세제보다 약 30%가량 저렴하다. 2.1L에 2380원으로 입소문을 탄 노브랜드 섬유유연제 역시 지난해 60만L 가까이 판매됐다.

고급 중식의 대명사인 ‘칠리새우’도 노브랜드를 만나 400g에 6000원대라는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노브랜드는 2017년 고급스러운 맛을 표현한 ‘노브랜드 칠리새우’를 출시했다. 출시 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2018년에만 단품으로 28만여 개가 판매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0만 개가 넘게 판매됐다. ‘먹방’ 유튜브에도 등장하면서 혼술족의 ‘잇템’으로 등극했다.

노브랜드의 가성비 혁신은 TV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2017년 9월 32인치 HD TV(19만9000원)와 2018년 2월 43인치 풀HD TV(29만9000원)를 만들어 TV 가격에도 혁신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노브랜드는 2018년 8월 49인치 UHD TV(39만9000원)까지 선보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 가전은 구매빈도 수가 높은 생활 밀착형 가전을 선택해 소비자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본래의 용도에 충실한 상품을 가장 저렴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노브랜드, 가전시장으로 영역 확대

노브랜드 초콜릿도 지난해 100만 개 이상 팔린 ‘밀리언 셀러’다. 브랜드 제품에 비해 용량이 크고, 팜유 대신 카카오버터로 생산해 더욱 진하고 달콤한 초콜릿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입소문을 탔다.

생필품의 대명사인 노브랜드 굿 밀크(1L)는 작년 1100만L가 넘게 팔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디자인 비용, 광고비를 모두 제외하고 상품 본질에 집중해 가격을 낮춘 것이 주효했다. 부산우유에 제조를 맡기고, 브랜드 우유보다 40% 이상 저렴한 1480원에 내놓은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에 통했다는 게 이마트 내부 평가다.

노브랜드의 다른 상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12L에 1980원이란 파격적인 가격으로 주목을 받은 노브랜드 생수는 다른 생수 브랜드 상품의 절반 가격으로, 생필품 물가 안정이란 역할을 충실히 했다. 매년 두 자릿수 넘게 신장한 노브랜드 생수는 작년에도 15%가량 신장, 6500만L가 넘게 팔리며 고객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노병간 노브랜드 가공개발팀장은 “노브랜드는 일반 브랜드 상품과 달리 마케팅 등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 고객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상품성과 가격 두 가지만 남겨 두었다”며 “장바구니 물가 안정화를 통해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가격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