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불신·운항중단 장기화 우려…당장 운항 차질은 없을 듯
국내항공사, 코로나에 보잉777 안전 사고까지 '설상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항공 여객 수송 급감에 이어 보잉 777 기종 안전사고까지 발생하면서 항공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는 미국 덴버에서 비행 중 엔진 고장을 일으킨 보잉 777에 탑재된 'PW4000' 계열 엔진을 장착한 보잉 777 29대를 자발적 운항 중단했다.

미국 프랫앤드휘트니의 PW4000 계열 엔진이 장착된 보잉 777-200과 777-300이 현재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해당 엔진이 장착된 보잉 777은 미국과 일본, 한국에서만 운항 중이어서 국내 항공사들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국내 PW4000 계열 보잉 777 기종은 대한항공이 16대, 아시아나항공은 9대, 진에어가 4대를 보유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미 운휴 중인 보잉 777이 많고 노선 가동률이 낮아 당장 운항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적지만, 항공사 입장에서 항공기 안전 문제가 불거진 것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번 운항 중단으로 보잉 777 기종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이 깊어진다면 향후 안전 문제가 해소된다고 하더라도 '사고 이미지'를 없애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보잉 777의 안전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운항 중단을 공식적으로 결정하면 코로나19 회복 추세에 맞춰 여객 공급을 늘리려는 항공사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코로나 백신 수송으로 화물 운송이 증가하고 여객 수요도 점차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운항 중단이 코로나 위기를 돌파하려는 항공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은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코로나19 여파로 줄어든 여객 수요가 완전히 회복하기 전 미리 운항을 늘려야 한다"며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도 운항 중단이 이어지면 다른 항공사와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 항공사들은 항공기 안전사고로 기종 도입 연기 등의 피해를 본 바 있다.

2018년 보잉 737맥스는 추락 사고 이후 20개월간 운항이 중단됐다.

FAA가 지난해 11월 운항 재개를 승인했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실제 운항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

대한항공은 애초 2019년 5월 보잉 737맥스를 도입해 운항할 계획이었지만, 인도가 이뤄지지 않아 대체 항공기를 노선에 투입한 상태다.

2015년 보잉과 737맥스 50대 도입 계약을 맺었지만, 현재도 국토부 안전 승인이 나지 않아 인도가 되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737맥스 도입을 추진했지만, 안전사고 이후 도입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스타항공은 737맥스를 2대 도입했지만, 운항 중단 명령으로 이륙 한번 못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우선 항공사에 B777 사전 점검을 지시했고, FAA 개선지시 내용에 따라 운항 중단 이후 후속 조치를 결정할 방침이다.

FAA는 금명간 조사 보고서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 관계자는 "FAA와 국토부 조치에 따라 항공기 운항 중단 기간이 결정될 것"이라며 "부품이 문제라면 부품 교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만 안전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항 재개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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