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직원이 차량 센서를 통해 주행 상태를 파악하는 시뮬레이션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직원이 차량 센서를 통해 주행 상태를 파악하는 시뮬레이션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자동차는 운전자에게 있어서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니라 ‘또 다른 나’라는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제는 차량의 속도·파워와 같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감성적인 요소가 더욱 강조되는 시대다. 작은 디테일의 차이가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가끔 운전하며 궁금증을 갖게 된다. 내 차는 똑바로 가고 있는 건가? 고속도로에서 직진 주행을 하고 있는데 도로 한쪽으로 쏠리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도로가 약간 기울어 있나?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내 차가 이상한가? 확실하진 않지만 모호한 느낌으로 찝찝한 마음이 절로 든다.

자동차의 쏠림을 판단하는 평가 항목이 있다. 직진 도로에서 시속 80~100㎞로 핸들에서 손을 떼고 100m 주행한다. 시작 지점의 중앙선에서 횡방향으로 벗어난 정도에 따라 차량의 쏠림을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실험할 수 있는 장소나 여건을 갖추지 않으면 일반 운전자로서는 차가 똑바로 가는지 확인하기 쉽지 않다.

차량이 한쪽으로 쏠리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휠 얼라이먼트 정렬이다. 휠 얼라이먼트가 제대로 교정돼 있지 않으면 타이어의 편마모가 심해진다. 이로 인해 타이어 수명도 짧아질 수밖에 없고 쏠림 현상을 더욱 심하게 만든다.

휠 얼라이먼트를 확인해야 내 차량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타이어를 새로 교체하거나 앞뒤 타이어를 바꿀 경우에만 휠 얼라이먼트를 확인하고 교정한다. 휠 얼라이먼트를 한 번 체크하기 위해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수시로 확인하기도 어렵다.

최근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센서 정보나 정밀도로, 내비게이션 정보를 보다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차량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됐다. 다양한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면 차량이 알아서 쏠림 현상을 판단하고 운전자에게 알려줄 수 있다.

예컨대 목적지로 가는 도중 일정 구간 직진 도로가 나오면 구간 내 차량의 조향각·요레이트(회전 각속도) 및 기타 정보를 취합해 차량의 쏠림을 판단한다. 직진 구간에서는 차량의 조향각·요레이트가 0에 가까운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차량의 조향각이 0이 아니거나, 조향각은 0도인데 차량의 요레이트가 편차가 있는 경우에는 쏠림이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도로정밀 정보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차량의 주행 궤적을 일정 구간 동안 추적할 수 있다. 이 주행 궤적과 차량의 조향각·요레이트 정보를 분석하면 차량이 얼마나 쏠렸는지 알 수 있다. 물론 내 차량의 위치를 정확하게 추적하고 궤적을 생성하기까지 다양한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자율주행기술이 발달하면서 이 또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량 쏠림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해 타이어의 편마모를 방지하는 것, 휠 얼라이먼트를 확인해 타이어 수명을 향상하고 운전 피로도를 낮춰줄 수 있는 것. 이 같은 디테일의 차이가 자동차를 더욱 매력적으로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이런 작은 디테일이 모여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그 트렌드를 주도하는 회사가 미래의 자동차 시장을 선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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