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난'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금호리조트 인수 반대"
박철완 상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금호석유화학과 금호리조트는 어떠한 사업적 연관성도 없다"며 "오히려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인수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박 상무는 "이사회가 부채비율이 400%에 달하는 금호리조트를 높은 가격에 인수하기로 한 것은 회사와 주주 가치·이익을 훼손하는 결정"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서 자신이 제안한 고배당 주주제안이 "금호리조트 인수와 같은 부적절한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기업·주주가치를 높이려는 정당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박 상무는 "회사의 더 큰 성장·발전을 염원하는 임원이자 개인 최대주주로서 회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주주제안을 요청한 것"이라며 "이번 주주제안이 지속가능한 성장은 물론 기업·주주가치를 높이는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년간 금호석유화학 임원으로 현장에서 체험한 시장 변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과 토론, 객관적 검토를 바탕으로 주주제안을 작성했다"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지속가능성 등 기업의 책임에 대한 전 세계적 기준이 강화되는 환경 변화 속에서 금호석유화학이 개선해야 할 과제와 변화 방향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체적인 기업체질 개선을 통해 전략적 경영, 사업 운영으로 2025년까지 '시가총액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미래를 선도하는 회사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상무가 이처럼 경영권 확보에 나선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상무는 현재 금호석유화학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 상무는 최근 박 회장과의 '특수관계'를 해소한다고 선언하고 밝힌 이후 고배당, 주주명부 열람 등을 요구하며 경영권 분쟁의 막을 열었다. 다만 회사 측은 박 상무의 주주제안이 상법·정관에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수정 제안 내용이 법리와 규정에 맞는지 검토 후 주주총회 상정 여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도 했다.
박 상무는 이날 금호석유화학의 금호리조트 인수 발표 직후 반대 입장을 내는 등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앞두고 양측이 연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회사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금호리조트 인수를 확정하고, 채권단 및 아시아나항공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4개 자회사가 보유한 금호리조트 2403억원과 금호리조트 중국법인 금호홀딩스 지분 150억원을 포함해 총 2553억원에 금호리조트를 인수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앞으로 기업 결합 승인과 잔금 납부 등 금호리조트 인수를 위한 행정절차를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앞두고 유동성 위기 대비와 자본 확충을 위해 종속회사인 금호리조트 매각을 추진해왔다.
한편 박 상무는 지난달 금호석유화학 측에 배당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주제안을 한 이후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금호석유화학 사외이사 4명 자리에 박 상무가 추천한 인사들로 교체해달라고 요구했다. 사내이사 후보로는 박 상무 본인을 추천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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