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100% 자회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지분 일부 매각 등을 통해 약 8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자금은 로봇, 인공지능(AI), 수소 등 미래사업 육성에 투입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23일 미국 최대 사모펀드인 KKR과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 38%(152만 주)를 6460억원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보유 현금 1500억원을 배당받기로 했다. 본계약 체결에 앞서 현대중공업지주는 이사회를 열어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상장전 투자유치(Pre-IPO)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중공업, 8000억 '실탄' 확보…수소 등 미래사업에 쏜다
이번 계약에 따라 현대중공업지주는 매각대금과 현금 배당을 포함해 총 8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KKR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성장세에 주목해 기업 가치를 약 2조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16년 현대중공업지주의 애프터서비스(AS)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건조한 선박의 AS와 개조 등을 담당한다. 지난해 매출 1조90억원, 영업이익 1566억원을 낸 ‘알짜’ 자회사로 꼽힌다. 영업이익은 2017년 564억원에 비해 지난해 세 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KKR은 이번 상장전 투자유치 계약에 따른 협력 강화로 향후 현대글로벌서비스의 기업가치를 3~4배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KKR은 투자·운영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친환경 관련 솔루션 및 기술개발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확보한 8000억원을 로봇, AI, 수소 등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미래사업 육성에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미래사업 육성에 집중해 제2의 현대글로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차준호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