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부교수(사진)를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상장사가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첫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현대차는 다음달 24일 개최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지윤 교수와 심달훈 우린조세파트너 대표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고 23일 공시했다.항공우주공학 분야 전문가인 이지윤 교수는 2019년 국내 교수로는 처음으로 항법 분야 최고 권위 학회인 미국 항법학회(ION) 이사로 선출된 인물이다. 지능형 교통시스템, 자율 무인 시스템의 안정성 보장 관련 ‘항법 무결성 아키텍처 설계’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인정받는다. 현대차는 미래 주요 먹거리 사업 중 하나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방향성과 기술 동향 등에 대해 이 교수의 조언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8년 완전 전동화된 유인 UAM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기아와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 후보 선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기아는 다음달 주총에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도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현대글로비스(윤윤진 카이스트 건설환경공학 부교수), 현대제철(장금주 서울시립대 경영학 교수) 등도 첫 여성 사외이사 후보를 선정했다.이는 내년 8월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개정안에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회를 특정 성의 이사로 구성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담겼기 때문이다. 개정안에는 처벌 조항이 없으나 법 시행과 함께 기업의 다양성을 확충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기업 앱티브의 합작사인 모셔널이 운전석에 사람이 타지 않는 무인 자율주행차의 일반 도로 시범운행에 성공했다. 업계 최초로 ‘레벨4’ 자율주행기술도 인증받았다.모셔널은 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일반 도로에서 무인 자율주행차 시범주행을 했다고 23일 밝혔다. 차량은 도심 교차로, 비보호 방향 전환, 보행자 및 자전거가 다니는 혼잡 통행로 등 다양한 상황에서 안전하게 주행을 완료했다. 시범주행은 운전석을 비워둔 채 이뤄졌다. 조수석에만 안전요원이 탑승했고, 시범주행을 하는 동안 사람의 개입이 전혀 없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일반 도로에서 주행한 것도 의미가 있다. 모든 환경을 통제할 수 있는 연구소나 주행 시험장이 아니라 실제 보행자와 일반 차량이 다니는 도로에서 안전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모셔널은 글로벌 시험 인증기관 티유브이슈드로부터 레벨4 자율주행기술 인증도 받았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에 따르면 레벨4는 차량의 자동화 시스템이 운전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단계다. 비상 상황에서도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알아서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기관으로부터 레벨4 인증을 받은 건 자동차회사 중 모셔널이 유일하다. 현재 상용화된 자율주행은 레벨2와 레벨3 단계로 위험 상황 시 운전자가 개입하는 수준이다.모셔널은 무인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미국 승차공유업체 리프트와 손잡은 모셔널은 2023년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칼 이아그넴마 모셔널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기술은 안전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 수백만㎞의 시험주행, 엄격한 외부 검증 등을 거쳐 달성한 것”이라며 “일반 도로 시범운행의 성공은 자율주행차 시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완성차업체와 전기차업체 간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테슬라로 대표되는 전기차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했다. 하지만 품질과 안전성 등을 앞세운 완성차업체가 반격에 나서고 있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은 23일 “테슬라는 다른 자동차회사들 때문에 지금의 발전 속도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테슬라 견제에 나섰다.완성차업체들은 전용 플랫폼 전기차를 내세워 테슬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내연기관차를 개조한 전기차로는 전기차업체를 따라잡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자동차가 이날 공개한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첫 전기차인 아이오닉 5에 공을 들인 배경이다. 기아와 제네시스도 올해 E-GMP를 적용한 전기차를 출시한다.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올 하반기 캐딜락 브랜드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리릭을 내놓는다. ‘얼티엄’이라는 이름의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첫 차량이다. GM은 리릭을 시작으로 GMC 허머 전기차(EV), 캐딜락 셀레스틱 등 전용 플랫폼 전기차를 잇따라 공개할 계획이다. 메리 배라 GM 회장은 “2035년부터 전기차만 생산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폭스바겐은 지난해부터 전용 플랫폼인 MEB 기반의 전기차(ID.3 및 ID.4)를 내놓기 시작했다. ID.5를 비롯한 후속 모델도 줄지어 공개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드, 르노 등 다른 완성차업체도 전용 플랫폼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제2의 테슬라’를 꿈꾸는 전기차업체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리비안과 루시드 등 미국 전기차업체들은 최근 차량 양산을 시작했다. 리비안은 전기픽업트럭, 루시드는 고급 전기세단을 선보였다. 니오 샤오펑 등 중국 전기차업체도 세계 최대인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올해엔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등 차기작을 연내 공개한다.전기차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될 전기차가 작년보다 약 50% 증가한 700만 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2030년에는 세계 차량 판매량의 30%를 전기차가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