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대만 폭스콘, 연내 전기차 생산 계획"
폭스콘 로고 [사진=EPA 연합뉴스]

폭스콘 로고 [사진=EPA 연합뉴스]

애플의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대만의 폭스콘이 연내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기차 출시를 공표한 애플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상에 나섰지만 줄줄이 결렬된 상황. 때문에 폭스콘이 애플카의 합작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매체에 따르면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이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연내 전기차 생산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4분기에 MIH 플랫폼 설계를 사용하는 전기차 모델이 2~3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MIH 플랫폼은 규격화한 부품을 조립해 전기차를 만드는 모듈식 제작 플랫폼이다. 아이폰을 조립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다만 류양웨이 회장은 애플카와의 협력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고 대만 경제일보가 전했다.

폭스콘의 MIH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처음 세 가지 전기차 모델에는 전기 버스와 대만 및 중국 시장을 위한 승용차 2대가 포함될 전망이다. 폭스콘은 부품을 직접 생산하고, 궁극적으로는 거의 모든 부품의 조립까지 도맡을 계획이다. 오는 2025년까지 MIH 오픈 플랫폼의 설계를 이용해 글로벌 전기자동차의 10%를 보유하겠다는 폭스콘의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류양웨이 회장은 설명했다.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폭스콘이 올해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밝히면서 자연스레 애플과의 협력설이 제기되고 있다. 자신들이 설계한 자동차를 생산해줄 완성차 업체를 찾고 있던 애플은 현대자동차와 폭스바겐, 닛산 등과 협상을 가졌지만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 배경에는 애플과 섣불리 손 잡았다간 단순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6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자동차산업의 폭스콘 역할을 꺼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폰 등 제조에 있어 대만 기업 폭스콘과 애플은 협력사지만 양사가 동등한 관계는 아니라는 점을 빗댄 말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브랜드 파워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애플의 하청업체로 인식되는 것을 꺼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 독일 언론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전기차 생산 계획이 미칠 영향에 대해 "별다른 우려를 하지 않고 있다. 애플카가 두렵지 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자동차 산업은 단번에 따라잡을 수 있는 기술 분야와는 다르다"며 "애플이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설계 분야에 기술력을 가지고 있고 자금도 풍부하기 때문에 자동차 산업 진출을 시도할 수는 있지만 두려워해야 할 상대는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애플카 콘셉트 [사진=카리포터닷컴 캡처]

애플카 콘셉트 [사진=카리포터닷컴 캡처]

애플은 일본 닛산과도 이견을 보이다 협상에서 별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끝났다고 로이터통신이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 내용을 인용해 전날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양측간 접촉은 짧았고 논의가 고위 경영진 수준까지 진전되지도 못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협상 결렬의 주요 원인은 '애플' 브랜드 사용 문제 때문으로 알려졌다.

애플카의 협력 대상 제조사가 유력했던 현대차(234,500 -0.21%)·기아도 지난 8일 공시를 통해 애플카 생산과 관련해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현대차와 기아는 "다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면서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외신들은 지금처럼 애플이 완성차 업체에 단순 하청을 바란다면 선택지가 별로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CNN은 테슬라에서 포드, 혼다에 이르기까지 많은 회사들이 후보군에 거론되지만 실질적으로 애플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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