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신용대출 잔액 1천900억 증가…은행 대출 조이기 효과도
이달 들어 새로 뚫은 '마통' 2.5만개로 수요 여전

은행팀 = 이달 들어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전달 말 대비 1천900억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식시장 상승세가 한풀 꺾이며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다소 사그라든 데다,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지난달 줄줄이 한도를 줄이고 금리를 올리는 등의 조치를 취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 18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4천173억원으로 지난달 29일의 135조2천263억원에 비해 1천91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직 열흘가량 남긴 했지만, 지난 1월 한 달간 신용대출 잔액이 1조5천791억원 불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2월 들어 신용대출의 가파른 증가세가 크게 꺾인 것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기업체 성과급, 명절 상여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0일에는 전달 말 대비 9천300억원가량 줄었다가 이후 다시 대출이 늘어나면서 전월 대비 증가로 전환했다.

증시 주춤하니 신용대출 증가 속도도 '뚝'
이달 들어 신용대출 증가세가 크게 꺾인 이유로는 주식시장 랠리가 주춤해진 것이 한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2월 들어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도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지난달 은행들이 줄줄이 마통을 중심으로 한도 축소, 금리 인상에 나선 효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월 들어서도 5대 은행에서 하루 평균 2천개 안팎씩 총 2만5천여개의 신규 마통이 개설되는 등 마통 수요는 여전한 편이다.

하지만, 마통 한도 축소 등의 조치로 마통대출 잔액(사용액)이 전월 말 대비 줄어들거나 크게 늘어나지는 않는 등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여기에다 신용대출 규제가 더 강화되기 전에 선제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대출을 신청하던 수요가 어느 정도 충족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증시 주춤하니 신용대출 증가 속도도 '뚝'
다만 신용대출 증가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여전히 공모주 이슈가 계속되는 상황이고 증시 랠리가 다시 펼쳐지면 '빚투' 열기가 되살아날 수 있는 등 기존의 증시 발 대출 수요가 없어졌다고 판단할 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명절을 앞두고 보너스 등의 자금이 마통 잔액을 감소시킨 측면이 있고, 명절 전후로 이사가 줄어들며 추가적인 신용대출 수요도 일부 감소한 걸로 보인다"며 "다음 주는 돼야 진짜 신용대출 증가세가 완만해졌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추이 (단위: 억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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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신용대출 잔액│마이너스통장 신 │1일 신규 마통 개│
│ │ │용대출 잔액 │설 건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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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9일 │1,352,263 │472,685 │2,3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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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일 │1,354,387 │474,331 │2,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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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일 │1,354,149 │473,629 │2,5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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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3일 │1,353,070 │472,182 │2,3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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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4일 │1,353,398 │472,159 │2,0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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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5일 │1,350,897 │469,500 │2,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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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8일 │1,350,021 │468,433 │2,0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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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9일 │1,347,834 │466,013 │1,8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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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0일 │1,342,960 │461,229 │1,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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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5일 │1,351,213 │469,670 │2,1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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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6일 │1,358,147 │477,232 │1,9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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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7일 │1,359,628 │478,842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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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8일 │1,354,173 │471,613 │1,8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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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취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