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은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는가’라는 논쟁을 낳았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선 이동과 집합을 제한해야 하는데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간섭하는 빅브러더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해 2월 초 인터넷 등에선 ‘특정 지역 확진자 두 명이 불륜인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남녀 확진자가 같은 날 시차를 두고 동일한 숙박시설에 들어갔다는 것이 동선 공개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A교회 청년부 모임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이 같은 동선 공개는 지나친 사생활 침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일부 권위주의 국가에서는 과도한 통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중국 우한은 주민 이동과 표현의 자유를 완전히 차단했다. 인도에서도 경찰이 곤봉으로 사람들을 때리며 군중을 해산시키는 장면이 보도됐다.

하지만 감염병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공공의 이익이 개인의 자유보다는 더 큰 덕목이라는 인식이 우세했다. 사생활 보호 관념이 한국보다 높은 미국에서도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보만큼은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해리스폴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정부의 스마트폰을 통한 위치 추적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는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해 지난해 3월 ‘코로나19 감염병 환자 이동 경로 정보 공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확진자의 거주지 세부 주소, 회사 이름 등 확진자가 누군지 알 수 있는 정보는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오해는 일부 사라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연돈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 연구팀은 위치 정보를 암호화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개인의 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다. 지난해 12월 재난지원금을 환수하겠다며 대상자의 생년월일과 주소, 이름의 두 글자 등을 공고문에 붙여 놓은 지방자치단체가 다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나온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수년간 있었던 집에 딸린 방 개수 등을 묻는 질문에도 국민들은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위기 상황에서는 자유의 침해를 받아들인 반면 불필요한 침해에는 강력한 비판을 하게 된 것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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