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하고 젊은 기업인 모은 최태원…商議, 경제계 '핵'으로

장병규·이한주 등
7명 부회장단 합류 '젊은 피' 수혈

4대 그룹 중심서 벗어나
다양한 산업계 목소리 전달
商議 세대교체…IT·금융 '뉴페이스'로 진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작심하고 젊은 기업인들을 모으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7일 서울상의 의원총회에서 선임될 회장단 명단을 발표한 뒤 나온 경제계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4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대한상의 회장으로 추대된 최 회장이 경제단체의 새로운 롤모델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정보기술(IT), 금융 업체 창업자들이 서울상의 회장단에 대거 합류한 점이 눈에 띈다. 서울상의 회장단은 산업계를 대표하는 집단으로 꼽힌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주요 대기업 인사들이 부회장으로 참석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제계에선 ‘반쪽짜리’란 평가가 나왔다. 4차 산업혁명을 진두지휘하는 IT 기업이나 금융계 대표 인사가 없어서였다.

이번 부회장단 개편으로 이 같은 약점이 사라졌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등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전통산업과 신산업의 균형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장 의장은 장관급인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혁신산업의 규제를 혁파할 것을 주장해 왔다. 이 대표도 혁신의 상징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스파크랩을 통해 혁신 산업 생태계의 확산을 위해 힘썼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이번 회장단 개편으로 경제단체는 전통 제조업체의 이익단체라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대한상의의 핵심 아젠다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경제단체의 활동이 국가 경제 전체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어서다. 김 의장과 김 대표 등이 회장단에 합류한 것도 ESG 경영이란 명분의 힘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 카카오와 엔씨소프트는 ESG 경영에 고삐를 죄고 있다.

카카오는 이사회 산하에 김 의장이 이끄는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엔씨소프트도 내부적으로 ESG 경영 관련 팀을 꾸렸다. 장동현 SK(주) 사장의 바통을 잇는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은 SK그룹의 ESG 전략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경제계에선 대한상의가 최 회장 취임 후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산업과 신산업을 이끄는 기업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영향력이 커진 데다 ESG라는 명분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규제 3법’ 등 반(反)기업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경제단체들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첫 4대 그룹 총수 출신 대한상의 회장인 최 회장과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인 젊은 회장단은 다를 것이란 기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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