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투명성 위해 거래정보 수집한다"는 금융위
한은 "가정폭력 막자고 집에 CCTV 설치하나" 반박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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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한은은 금융위가 추진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빅브러더(개인의 정보를 독점하고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한은은 17일 발표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금융위원회와 여당이 추진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명백한 빅브러더 법"이라고 지적했다. 개정안이 처리되면 금융위는 지급결제시스템을 통해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물건·서비스를 산 개인의 정보 등을 개인정보 제공·활용 동의도 없이 모두 수집할 수 있게 된다. 그만큼 개인정보 보호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금융위는 네이버 등 빅테크 업체 거래정보를 수집하는 이유로 이용자 보호와 거래 투명화를 들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가정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모든 가정에 CCTV를 설치해 놓고 지켜보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금융위가 개인의 거래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3조에 따른 ‘필요 최소한의 수집 원칙’과 헌법 17조·10조에 근거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도 침해한다고도 덧붙였다.

한은은 "지급결제시스템을 최종 책임지고 있는 중앙은행으로서 지급결제
시스템이 빅브라더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개정안에서 빅브라더 관련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지적한 조항은 제4장 전자금융업의 허가와 등록 및 업무 등으로 네이버를 비롯한 전자금융업자의 전자지급거래 정보를 금융결제원에 제공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주요 개인정보보호 법령의 적용을 면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소비자가 돈을 맡긴 빅테크 업체가 도산할 경우 돈을 찾기 위한 근거 자료가 필요하다”며 “이 근거자료를 남기기 위해 개인정보를 모으는 것이지, 정부가 그 정보를 들여다보거나 이용하지 않는 만큼 빅브러더 논란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빅테크 업체의 거래가 폭증하면서 지급결제시스템에 위험 변수로 부상할 여지가 높아졌다”며 “정부와 중앙은행이 손잡고 지급결제제도 위험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국민과 시장을 위한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손잡고 지급결제제도를 운영하는 영국 사례 등을 거론하며 "지급결제제도를 책임있게 관리하기 위해서 '중앙은행이 다하겠다'는 식의 주장을 펼쳐서는 곤란하다"며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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