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5일 공개한 ‘아이오닉 5’의 내부 이미지.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의 콘솔이 앞뒤로 움직여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15일 공개한 ‘아이오닉 5’의 내부 이미지.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의 콘솔이 앞뒤로 움직여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15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첫 적용한 야심작 ‘아이오닉 5’의 실내 사양을 공개했다. 오는 23일에는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온라인 행사를 통해 아이오닉 5를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전기차 대전’의 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진·변속기 없애고 ‘공간 활용성’↑

현대차 아이오닉5 출격 … 테슬라 독주 끝낸다
아이오닉 5의 강점은 ‘높은 실내 공간 활용도’다. 엔진, 변속기 등 내연기관 차량에 들어가는 부품을 없애는 대신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연 기관차의 구조적 한계로 지적됐던 실내 터널부(실내 가운데에 볼록하게 솟은 부분)를 없애고 바닥을 평평하게 설계했다. 그 자리에는 탑승자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한 릴렉션 컴포트 시트를 적용했다. 좌석 밑에 비행기 일등석처럼 다리받침대(레그서포트)를 배치했다. 등받이와 쿠션의 각도도 조절할 수 있어 주·정차 시 편안한 휴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탑승자가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중앙 콘솔 ‘유니버셜 아일랜드’는 앞뒤로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앞좌석에 공간이 더 필요하면 콘솔을 뒤로 밀어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운전석 계기판부터 동승석까지 이어지는 콕핏 역시 공조장치의 부피를 줄여 슬림하게 디자인했다. 전자식 변속 레버(SBW)는 스티어링 휠 주변에 배치해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내부 인테리어는 친환경 소재로 제작됐다. 가죽 시트 일부와 도어 팔걸이(암레스트)에는 재활용 투명 페트병을 가공해 만든 직물을 사용했다. 도어 및 콕핏, 천장과 바닥에는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소재를 활용했다. 현대차는 향후 출시할 아이오닉 라인업에도 친환경 소재를 확대 적용해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전쟁터’ 된 국내 시장

현대차는 23일 아이오닉 5를 세계 최초로 공개할 계획이다. 다음달 유럽에 먼저 출시한 후 이르면 4월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5는 1회 충전으로 최대 500㎞ 이상을 달릴 수 있다. 초고속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18분 안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 5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전동화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전기차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올해 전기차 시장 내 경쟁도 격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모델 3 열풍에 힘입어 국내에서 첫 ‘1만 대 클럽’을 달성한 테슬라는 최근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Y를 출시했다. 기본 트림(세부모델) 가격을 5999만원으로 책정하면서 정부 보조금도 100% 받을 수 있게 됐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아이오닉 5로 테슬라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차량을 대거 출시한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올초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1’에서 전기차 전용 ‘얼티움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한 전기차 4종을 공개했다. 이 중 볼트 EUV는 올 하반기 국내에 출시된다. 폭스바겐도 내년까지 ‘MEB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 SUV ID.4를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와 기아 역시 각각 E-GMP를 적용한 ‘JW’ ‘CV’를 연내 내놓을 계획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