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잇따라 감원, 지점 폐쇄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미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독일의 유수 은행인 코메르츠방크는 자국내 인력의 3분의 1을 줄이고 영업점은 거의 절반을 폐쇄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2대 주주인 미국의 사모 투자회사 서버러스의 구조조정 압력도 있었지만 금융 부문의 개혁을 요구해온 유럽중앙은행(ECB) 등 규제 당국이나 시장의 기대에도 맞아떨어진 것으로, 코로나19가 구조조정의 시급성을 한층 더 키웠다고 저널은 전했다.

ECB의 은행 감독 부문 간부는 "코로나19가 일정 정도 촉매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또 스페인 방키아 은행과 합병을 진행 중인 현지 카이샤 은행은 지점 6천300개 중 절반가량의 폐점을 추진해왔으며 이탈리아 은행인 인테사 산파올로는 이미 지난해 수백개 지점의 문을 닫으면서 1만명가량을 감원했다.

미국 컨설팅 업체 커니는 유럽의 은행 지점 16만5천여개 중 4분의 1가량이 3년 안에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 은행들은 약 10년 전 유럽 국가 부채 위기 이후 악성 부채를 해소하는 시기를 거쳐왔지만 속도는 느렸고 많은 저수익 지점 등 고비용 구조 문제도 좀처럼 풀지 못해왔다.

예컨대 스페인의 경우 지난 2019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은행 지점 수는 49개로 미국의 30개보다 63%나 많았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로 고령자 등의 온라인 뱅킹 활용이 늘어난 점도 유럽의 은행들이 최근 지점 폐쇄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유럽 은행들 코로나 계기 구조조정…잇단 감원·지점폐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