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10일 온라인을 통해 브랜드의 첫 순수 전기 그란투리스모(고성능 차량) ‘아우디 e트론 GT’를 공개했다. 스포티한 외관 디자인, 낮은 운전석과 조수석, 넓은 뒷좌석 등 그란투리스모 라인업의 특징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1회 충전만으로 최대 488㎞를 달릴 수 있다.
11일부터 시작되는 설 명절 연휴에 전기차로 장거리 귀경·귀성할 계획이라면 배터리 충전에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겨울철 배터리 성능 저하로 평소보다 주행거리가 20~30% 내외 줄어든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10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공개한 겨울철 주행거리 현장실험 결과에 따르면 전기차는 고속도로 주행시 도심 주행보다 연비가 평균 24% 줄어들었다. 전기차 운전자 150명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영하 기온에선 주행거리가 평균 33%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내연기관차가 고속도로 주행시 연비가 33% 올라가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편인 노르웨이에서 전기차 20대로 실제 도로에서 시험한 결과를 봐도 영하 2도에서 주행거리는 표준 대비 평균 18.5% 줄었다.이처럼 전기차 연비가 떨어지는 것은 겨울철 기온이 내려가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에 휴대폰 배터리가 갑자기 방전되는 사례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고속도로 주행시 브레이크를 많이 밟지 않는 점도 전기차 배터리가 평소보다 빨리 소모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전기차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 모터 회전을 줄여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충전)하는데 이 ‘배터리 회생 에너지’ 발생이 줄어드는 것이다.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전기차로 설 연휴 장거리 주행을 할 경우 운전자들은 20~30% 주행 성능 감소를 고려해 충전 위치를 미리 계획해 안전운행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증권사들이 LG전자의 주가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적자가 누적된 스마트폰(MC) 사업 부문을 과감히 정리하는 대신 새로운 투자처에 적극 투자하며 전 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10일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LG전자 목표 주가 컨센서스(평균치)는 19만82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20곳의 증권사 중 12곳이 LG전자의 목표 주가를 20만원 이상으로 제시하며 지난달 기준 컨센서스(17만1100원)보다 2만7100원(15.8%) 높아졌다.실제 LG전자 주가는 지속 상승세다. LG전자 주가는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9만원대 중반이었지만 연말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달 22일 장 중 19만3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45분 기준 LG전자의 주가는 전일 종가보다 2.8% 오른 16만5500원을 나타내고 있다.증권사가 LG전자의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그간 적자가 이어졌던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고 '게임체인저'라 불리는 전장 사업에서의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LG전자의 실적을 지탱하고 있는 가전 및 TV 부문 매출도 비대면 문화 확대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최근 LG전자의 주가 전망치를 23만원으로 올려 잡은 대신증권의 박강호 연구원은 "LG전자는 전장 사업 중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 부문에서 글로벌 점유율이 높으나 순수 전기차 부분에서 고객 편중, 단품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약했다"며 "마그나 인터네셔널과의 전략적 제휴로 약점을 보완해 유럽에서 전장 관련한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MC 사업의 방향은 빠른 시간 내 결정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MC 사업의 변화는 영업이익의 감소 및 중단사업(조정)으로 대체되면 전사적인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연결돼 모빌리티 및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환경에서 가전, TV, 전장 사업의 경쟁력 확대로 전환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증권사들은 LG전자가 올해 연간 3조6436억원, 오는 2022년에는 3조982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관측대로라면 LG전자는 그간 실적에 연결된 LG이노텍을 제외하고서도 당장 올해부터 별도기준 실적만으로 연간 영업이익 3조원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LG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3조1950억원이었는데, 이 중 LG이노텍 영업이익이 약 5000억원에 달했다.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올해 한국의 역대급 장마, 미국·호주의 대규모 산불, 대서양의 잦은 허리케인과 같은 기상이변은 우연의 일치가 아닌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다. 최근 100년간 지구의 평균 온도가 약 1도 상승했다. 과거 빙하기에서 간빙기로 진행되는 약 1만 년간 지구 온도가 4~5도 상승했던 것에 비하면 인간에 의한 온난화 속도는 자연의 20~25배에 이르는 엄청난 속도다.지구 온난화와 관련해 가장 무서운 것은 이대로 가면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진행되며 지구가 복원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것과 그 이후에는 어떤 현상이 나타날지 예측하기조차 어렵다는 것이다.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은 에너지원의 전환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UN IPCC)의 ‘기후변화에 대한 5차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지구 온도 상승의 주요 원인은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이다. 특히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가 온실가스라 불리는 이산화탄소 등 탄소 배출의 주범이다.1970~201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의 78%가 화석연료 연소 및 산업 공정으로부터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에너지원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여전히 전 세계 1차 에너지 소비의 79%를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가 차지하고 있다. 원자력은 체르노빌, 후쿠시마의 사례와 같은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결국 태양광, 풍력과 같은 클린에너지로 화석연료를 대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1년을 기점으로 이러한 에너지원의 전환, 즉 클린에너지 산업의 성장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정부의 정책, 기업의 변화, 경제성 확보에 따른 것이다.파리협정 체제 시작…각국의 정책 지원 지속기후변화와 관련한 올해의 가장 큰 의미는 파리기후변화협정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2015년 세계 196개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파리협정을 채택했다.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하던 기존 교토의정서(1997~2020년) 체제를 넘어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보편적 체제를 마련한 것이다.또한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보다 상당히 낮게 유지하고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구체적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감축 목표 제출과 점검 절차에 구속력을 부여해 당사국의 지속적인 목표 달성을 유도하려 한다는 점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기 첫날 (트럼프가 탈퇴했던) 파리협정에 재가입할 것임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2021년은 전 세계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새로운 체제를 여는 첫해가 될 것이다.파리협정 체제 시작에 맞춰 주요국이 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탄소중립이란 개인, 기업 또는 국가가 배출한 만큼의 온실가스(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 유럽연합(EU), 한국 등이 2050년을 목표로 제시했고, 미국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2050년을 목표로 내놓았다. 중국조차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와 더불어 각국이 그린뉴딜로 대변되는 클린에너지 및 친환경 인프라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탄소 배출=비용, 기업들의 변화도 이어진다정부 정책뿐 아니라 기업들의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모든 국가의 감축 노력을 중요시하는 파리협정 체제에서는 기업 역시 생존을 위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이는 각국이 제도와 규제를 통해 기업들의 탄소 배출 감축을 유도할 것이며,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으로 소비자와 투자자 역시 친환경적인 기업에 대한 소비와 투자를 늘릴 것이기 때문이다.결국 글로벌 기업 전반에 ‘탄소 배출=비용’이라는 인식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변화의 대표적인 예로 배출권거래제와 RE100을 들 수 있다. 배출권거래제는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비용을 배출 주체에게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는 국가 단위 또는 지역 단위로 배출권거래제가 실시되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배출권 거래 시장 확대 및 글로벌 배출권 거래 시장의 통합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RE100은 ‘Renewable 100%’를 의미하는 것으로 기업이 필요 전력을 모두 클린에너지를 통해 공급받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현재 애플, 구글 등 280개 이상의 기업들이 가입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SK그룹 8개사가 지난해 최초로 가입했다.RE100의 경우, 가입 기업들이 공급망에 위치한 협력업체에도 클린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실제로 최근 일본에서는 소니가 고객사인 애플의 요청에 따라 일본 정부에 클린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클린에너지 발전량이 충분치 않을 경우에는 공장을 해외로 옮겨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클린에너지, 원가 하락으로 자생적 성장 동력 확보가장 중요한 점은 클린에너지가 경제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흔한 오해 가운데 하나가 태양광, 풍력 등 클린에너지는 정부의 보조금 없이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클린에너지의 원가가 매우 빠르게 하락했다. 태양광발전 원가는 무려 82% 하락하며 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내려왔고, 풍력발전 원가 역시 30~40% 하락했다.현재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71%를 차지하는 유럽, 미주, 중국, 오세아니아 등의 지역에서 태양광, 풍력 등 클린에너지의 발전 원가가 가장 낮은 상황이다. 이렇게 클린에너지가 경제성을 확보함에 따라 최근 들어 신규 발전 설비의 클린에너지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자생적인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기후변화 대응의 초입,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 기회정책적 지원과 기업들의 변화, 그리고 경제성 확보를 바탕으로 클린에너지 산업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시장 관점에서 이들 기업·산업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자금 유입 등으로 클린에너지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대표적인 글로벌 클린에너지 상장지수펀드(ETF)들의 지난해 수익률이 60~180%에 이를 정도였다.너무 많이 오른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수도 있는 시점이다. 물론 주식시장이 상승만을 지속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일부 조정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클린에너지 산업의 성장세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은 잠깐 하고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변화의 초입에 있을 뿐이며, 앞으로 30년 이상 지속될 시대적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지금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클린에너지 산업의 성장과 관련된 투자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태양광·풍력·수소·전기차 테마에 주목클린에너지 시장에서는 태양광, 풍력, 수소, 전기자동차 관련 테마에 기회가 있다는 판단이다. 태양광은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클린에너지원으로 전 세계 태양광발전량의 46%를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 시장의 선도 기업에 주목한다. 풍력 역시 경제성을 바탕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며 지역 발전량 중 풍력 비중이 가장 높은 유럽의 관련 기업들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수소의 경우 클린에너지의 약점인 저장·운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나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클린수소의 경제성 확보가 어려워 수소 기업들의 성장세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마지막으로 전기차는 클린에너지 시장에서 유류 수요 대체라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유류 소비의 57%가 운송 부문(차량, 항공 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각국의 배출가스 규제와 전기차 신차 출시에 따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지난 2008년 애플은 아이폰 3세대(3G)를 출시했다. 당시 스마트폰 시장이 지금처럼 성장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애플의 주가는 그 뒤로 30배 이상 상승했다. 시대의 흐름을 관통하는 변화는 이런 힘을 가지고 있다. 지금 그러한 변화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2021년은 기후변화에 투자할 때다.황정하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