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이션 2.2%, 2014년 8월 후 가장 높아
美 완화적 통화정책 이어가
실질금리 더 내려가

위험선호 자극 달러 약세 이어질듯
인플레이션 위험회피 위한 원자재 투자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흐름 바뀔수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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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율(앞으로의 기대 심리를 반영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14년 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코로나19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 물가가 치솟을 것이라는 기대가 퍼진 결과다. 물가가 치솟고 있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이 완화적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저금리를 유지하고 자산매입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만큼 가계·기업이 체감하는 실질금리(명목금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제외한 금리)가 낮아지면서 위험자산 선호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 약세와 원자재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저효과에미국 기대인플레이션 2.2%
11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경제통계(FRED)에 따르면 미국 기대 인플레이션율(BEI)은 지난 10일 2.21%로 전날보다 0.01%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지난 9일은 2.22%로 2014년 8월13일(2.23%) 후 가장 높았다. BEI는 코로나19 공포로 금융시장이 출렁이던 지난해 3월19일 0.5%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오름세를 보였고 올해 1월4일 2.01%로 2%대를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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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인플레이션율이 치솟는 것은 기저효과가 적잖게 반영됐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전년 동기 대비)는 2019년 12월 2.28%, 지난해 1월 2.49%로 Fed 연간 목표치를 웃돌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엄습하자 지난해 5월 0.11%로 제로(0) 수준에 근접하기도 했다. 올 2분기 들어서 전년비 소비자물가가 기저효과로 크게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의 상흔이 옅어지면서 가계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동시에 씀씀이도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기대인플레이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유동성 흡수 주저하는 Fed…내려가는 실질금리
Fed는 통상 소비자물가가 목표치(2%)를 웃돌 경우 금리를 올리는 등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펴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중 유동성을 흡수해 경기 과열을 식히고, 물가를 목표수준(2%)에 수렴하도록 정책을 편다. 하지만 Fed는 지난해 8월 평균물가목표제(AIT)를 도입하며 이 같은 정책 기조에 다소 변화를 줬다. 평균물가목표제는 고용을 비롯한 실물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물가가 Fed 목표치인 2%를 넘더라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긴 제도다.

Fed는 최근에도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할 뜻을 내비췄다. Fed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 기준금리를 연 0.00~0.25%로 동결한 직후 발표한 통화정책결정문에서 "경제활동 및 고용 회복 속도가 완만해졌다"고 분석했다. 작년과 달리 이번에는 '완만해졌다'는 표현이 새로 들어가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커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같은 날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tapering)'에 대한 논의가 나올 것이라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왔지만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테이퍼링을 추진한다면 명확한 방식으로 신호를 줄 것이고 시장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진할 것이라고도 했다.

파월 의장은10일(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미 클럽의 온라인 세미나에서도 이 같은 의사를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만큼 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선 참을성 있게 순응적인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파월 발언에 대해 Fed가 금리를 올리거나,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노동시장과 관련해 "실업 사태의 장기화는 시민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경제 생산성도 잠식한다"며 "이 같은 부정적 영향을 되돌리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고용 등 경제지표도 좋지 않다. 지난 1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취업자수도 전달 대비 4만9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10만5000명)를 크게 밑돌았다. 물론 코로나19 확진 상황은 1월 중순을 정점으로 개선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 1월8일 24만9800명에서 지난 7일 11만7000명으로 줄었다. 하루 사망자수는 지난달 13일 3357명에서 지난 7일 3160명으로 다소 줄었다. 하지만 미국은 백신 접종자수는 지난 7일 31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9.5%를 기록했다. 50% 수준에 육박하는 영국, 40%대인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 등에는 못미친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치솟는 가운데 Fed가 명목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 그만큼 실질금리(명목금리-기대인플레이션율)는 하락하게 된다. 실질금리가 하락하면 위험 선호를 자극해 약달러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물가가 치솟으면서 그만큼 실물자산인 금, 구리, 원유 등 원자재의 가치는 올라가게 된다.
내려가는 원·달러 환율…1110원대 안착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 원·달러 환율도 내림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들어 환율은 오름세를 보이며 지난 5일 1123원70전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해 11월5일(1128원20전) 후 최고치다. 하지만 이후 내림세를 보이며111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달러 약세의 흐름이 반전될 여지도 남아 있다. 미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는 데다 백신이 빠르게 보급되면 미 경기가 급속도로 개선될 수 있다. 고용 지표 등이 좋아지고 물가가 더 치솟으면 Fed가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선회할 수 있다. 그만큼 실질금리는 오르고 달러는 재차 강세를 보일 수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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