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선보인 노란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스팸 선물세트./사진=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이 선보인 노란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스팸 선물세트./사진=CJ제일제당 제공
유통업계가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친환경'을 강조하며 과대 포장 논란이 제기되던 명절 선물 포장 개선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설에도 노란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스팸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고급유 제품의 용기는 투명한 용기로 바꿨고, 라벨은 페트병에서 쉽게 떨어지는 소재를 사용했다. CJ제일제당 측은 패키지 변화로 지난해 설 선물세트에 비해 약 173t의 플라스틱과 282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다고 평가했다.

동원F&B는 올해 설부터 선물세트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쟁반을 종이로 교체했다. 가방도 부직포 가방이 아닌 종이 가방을 사용했다. 동원F&B는 지난 추석에도 참치캔이나 햄으로 구성된 세트 배열을 촘촘하게 바꿔 플라스틱 쟁반의 무게를 평균 10%씩 줄인 바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추석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42t줄인 데 이어 올 설에도 약 18t을 추가 절감했다고 밝혔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역시 적극적으로 친환경 포장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추석부터 정육세트를 보랭 가방과 밀폐 용기에 담아 판매했다. 올해 설에는 과일 선물세트 포장재로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을 사용하지 않고 종이만 사용했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연간 45t 줄였다. 롯데마트 역시 버섯·인삼 선물세트에 플라스틱 포장을 없애 판매했다.
현대백화점은 2019년부터 과일 선물세트에서 스티로폼 등 플라스틱 포장재를 쓰지 않는 '올 페이퍼 패키지'를 늘려왔다./사진=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은 2019년부터 과일 선물세트에서 스티로폼 등 플라스틱 포장재를 쓰지 않는 '올 페이퍼 패키지'를 늘려왔다./사진=현대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은 2019년 추석부터 냉장 정육 등에 사용하던 스티로폼을 없애고 종이박스를 도입했다. 과일 선물세트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소재 충전재는 종이로 바꿨다. 신선식품을 배송할 때 같이 들어가는 아이스팩은 분리 배출이 되지 않던 젤리 타입 대신 물을 얼린 아이스팩으로 교체했다. 지난해에는 홍삼류 등 건강식품 세트 포장에 나일론 천 포장을 없애고 분리배출 가능한 종이로 대체했다.

현대백화점은 2019년부터 과일 선물세트에 스티로폼 등 플라스틱 포장재를 쓰지 않는 '올 페이퍼 패키지'를 적용해 판매해왔다. 아울러 사탕수수섬유로 만들어진 '사탕수수 종이박스'도 도입하기도 했다. 이 박스는 100% 사탕수수섬유로 만들어져,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토양 속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선물 과대포장에 대한 정부의 단속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은 "업체들이 상품 기획단계부터 포장을 간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상자 포장에 이어 보자기까지 묶는 등 이중 삼중으로 포장하는 경향이 남아있다"며 "과대포장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단속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