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의 한 가게에서 계란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의 한 가게에서 계란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통계청 조사 결과와 서민들의 체감 물가가 다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의 가격 상승률이 다른 조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계란 가격은 1년전 대비 15.2% 상승했다. 그러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계란값(특란 한 판 기준, 소비자 판매가격)은 1년 전보다 22.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 조사보다 7.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차이는 다른 품목에서도 드러난다. 지난달 양파 가격의 경우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에서는 1년 전보다 60.3% 올랐으나 aT 조사에서는 73.9%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도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에서는 지난달 가격이 1년 전보다 45.5% 오른 반면 aT 조사에서는 58.6% 상승했다. 이외에도 대표적인 장바구니 물가 품목 18개 중 고춧가루나 돼지고기, 토마토, 닭고기 등 11개는 통계청보다 aT 가격 상승률이 더 높았다.

이는 통계청 조사와 aT 조사의 조사 시점이 다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조사 시점과 방식에서 차이가 나면서, 통계청의 조사결과가 서민들의 체감 물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는 조사 직원들이 매월 1회 전국 38개 도시에서 표본으로 선정된 백화점,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 2만5000여개 소매점을 조사해 가격자료를 수집한다.

특히 가격 변동이 심한 농·축·수산물의 경우 한 달에 세 번 가격을 조사해 평균 가격을 사용하는데, 대체로 20∼25일에 마지막 3회차 조사를 진행한다.

만일 그달 말에 집중적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른다면 이 부분은 지수에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반면 aT는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가격을 조사해 가격 정보를 산출하기 때문에 조금 더 즉각적으로 가격을 반영한다. 특히 지난달은 하순에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에 aT 가격 상승률이 통계청을 웃돈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aT에 따르면 1월 하순 기준 계란 가격 상승률은 30.2%에 달한다.

산출 방식에서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 aT는 단순히 조사 가격을 평균해 가격 정보를 산출하지만, 통계청은 조사 가격을 평균한 뒤 2015년을 100으로 두고 지수로 환산해 물가 동향을 발표한다. 이외에도 통계청은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를 반영하기 위해 구매 빈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생활물가지수를 산출한다.

그러나 지난달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3% 오르는 데 그치면서 소비자물가지수(0.6%)보다도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실제 시장에서 높은 물가를 체감하는 시민들이 선뜻 납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물가지수 관련 기사에는 "최근 달걀값이 40% 이상은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0%대라니 헛웃음이 나온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