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AI혁명가들 (2)
김기수 포스코 공정엔지니어링 연구소장
'자칭 이방인' 30년 철강맨 "AI는 인간의 대체재 될 수 없어"

“어떻게 보면 저는 이방인입니다.”

김기수 소장은 자신을 ‘비주류’라고 칭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AI 책임자들이 가진 경력과는 걸어온 길이 다르기 때문이다. 해외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하고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스카우트된 이들이 즐비한 가운데, 포스코에서 묵묵히 경력을 쌓아온 그는 독특한 존재다. 스스로를 AI계의 ‘이방인’이자, ‘토종’으로 평가하면서도 AI를 대하는 태도는 확고하다. “AI는 인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는 ‘도구’”임을 반복해서 밝힌 김 소장은 조직 내에서 '성과를 내는' AI 리더로 꼽힌다.

김 소장은 1991년 포스코 기술연구원에 입사했다. 서울대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하고, 포항공대서 재료금속공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직후였다. 햇수로만 31년째 재직 중이다. 박사과정까지 기계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컴퓨터공학 관련 학위를 받은 적은 없다. 그가 보유한 소프트웨어 지식은 모두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습득한 것들이다.

“포스코 AI에는 파이(π)형 인재가 필요합니다.” 그가 함께하고 싶은 인재는 세 가지 방향으로 뻗은 ‘π’기호 모양처럼 다방면의 지식을 갖춘 이들이다. AI 기술만 뛰어난 프로그래머는 포스코가 추구하는 방향과 같을 수 없다는 말이다. 복수의 전문분야, 특히 공정 현장에 대한 ‘감’이 없다면 AI 업무도 할 수 없다는 것이 김 소장의 지론이다. 그 자신마저도 이런 리더로 남는 것이 목표다.

‘앙상블 AI’는 그의 일관된 지향점이다. 본래 의미는 기존 물리 모델과 데이터베이스 모델이 서로 보완하며 AI의 판단 능력을 끌어 올린다는 개념이다. 김 소장에게는 보다 넓은 의미를 가진다. 김 소장은 “포스코의 ‘앙상블 AI’는 사람과 기계가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AI에 대한 과한 기대는 경계해야 하며, 특히 제조업 AI는 사람의 가치와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도구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3년만 같은 일을 해도 지루하다”며 혁신을 강조한 김 소장은 앞으로 AI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네트워킹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2018년 방문한 엔비디아와 구글에서 앞선 기술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며 “글로벌 협력을 통해 해외 업체들의 전문적 리소스를 활용할 방법을 찾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