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애플 '전기차 오리무중'
현대자동차그룹과 애플이 힘을 모아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를 개발할까. 논의가 곧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부터 협상이 중단됐다는 보도까지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당사자인 애플과 현대차그룹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8일 애플과의 협업 여부에 대해 재공시할 계획이지만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과 애플이 손잡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달 8일 처음 알려졌다. 당시 현대차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 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이후 시장에서는 협업이 기정사실화됐다. 기아의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애플카’가 생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 5일부터 전망은 엇갈리기 시작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애플이 일본 기업을 포함해 적어도 여섯 곳 정도의 자동차 업체와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6일 현대차그룹과 애플이 최근 협업 논의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협업설이 외부에 알려지자 애플이 대화를 중단했다는 설명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같은 날 정반대 보도를 내놓았다. 기아가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애플카를 조립하기 위해 잠재적 협력사와 접촉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현대차그룹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설을 흘리고 있다는 분석과 두 회사의 논의가 결렬 수순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일각에서는 애플 특유의 ‘비밀주의’ 때문에 협상이 끝나기 전에는 결과를 예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