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등 펀드손실' 신한·'증권사 없는' 우리, KB·농협에 역전당해

은행팀 = 코로나19와 저금리 속에 크게 불어난 대출과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지주사가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이런 이익 급증에도 불구, 금융당국의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중 주주배당금 비율) 20% 이내' 권고에 따라 주당 배당금은 오히려 16∼20% 줄면서 금융지주들이 주주들에 대한 해명과 설득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금융지주들 "송구"…영끌·빚투 최대 이익에도 배당금 20% 깎아

◇ KB·신한·하나 사상 최대 이익…우리 30% 줄어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는 각 3조4천552억원, 3조4천146억원, 2조6천372억원의 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을 냈다.

각 지주 설립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순이익이고, 2019년과 비교하면 각 5.7%, 0.3%, 10.3% 늘었다.

아직 2020년 연간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농협금융지주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1조4천608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4.8% 많았고, 4분기 대출·주식투자가 더 늘어 이자·수수료 이익이 성장한 만큼 무난히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순이익(1조8천722억원)이 2019년보다 30.18% 감소한 우리금융지주를 빼고는 5대 금융지주 가운데 4곳이 지난해 최대 이익 기록을 세운 셈이다.

◇ 영끌·빚투 덕…이자이익 0.7∼5.7%↑ 증권수수료이익 30∼58%↑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충격 속에서도 금융지주들이 이처럼 '깜짝 실적'을 달성한 데는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대출로 투자)'의 영향이 컸다.

실제로 코로나19에 따른 기업·가계의 생활·운영자금 수요와 부동산·주식 투자 수요 등이 겹쳐 KB국민은행의 작년 원화대출은 295조원으로 1년전(269조원)보다 9.9% 늘었고, 신한은행의 원화대출도 225조원에서 249조원으로 10.6% 불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원화대출도 각 9.5%(218조→239조원), 9.8%(220조→241조원) 증가했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에도 NIM(순이자마진) 하락 폭은 연간 0.15%포인트(p) 안팎에 머물면서, 각 금융 그룹의 이자이익은 ▲ KB금융지주 5.7%(9조1천968억→9조7천223억원) ▲ 신한금융지주 1.9%(8조10억→8조1천550억원) ▲ 하나금융지주 0.7%(5조7천740억→5조8천140억원) ▲ 우리금융지주 1.8%(5조8천940억→5조9천990억원)씩 불었다.

아울러 '동학개미 운동'과 함께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주식투자에 나서면서 각 금융 그룹 증권 계열사의 순수수료수익 증가율도 ▲ KB증권 58%(5천804억→9천168억원) ▲ 신한금융투자 45.6%(5천88억→7천406억원) ▲ 하나금융투자 29.7%(4천120억→5천345억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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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금융그룹 2020년 대출·이자이익·수수료수익 추이 │
│ ※ 각 금융그룹 실적 자료 취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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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분기말 기준 원 │4분기 누적 이자이익 증│4분기 누적 수수료수익 │
│ │화대출 증가율(작│가율(작년동기비) │증가율(작년동기비·증 │
│ │년말대비·은행) │ │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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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9.9% │5.7% (2020년 연간 이자│58% (2020년 연간 수수 │
│ │(269조→295조원)│이익 9조7천223억원) │료수익 9천168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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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10.6% │1.9% (8조1천550억원 │45.6% (7천406억원) │
│ │(225조→249조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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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9.5% │0.7% (5조8천140억원 │29.7% (5천345억원 │
│ │(218조→239조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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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9.8% │1.8% (5조9천990억원 │증권사 없음 │
│ │(220조→241조원)│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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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 3년만에 1위 탈환…신한 4천700억 사모펀드 손실에 발목
작년에는 이익 기준 금융그룹 순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모두 KB금융그룹을 순이익에서 앞섰지만, 지난해의 경우 KB금융(3조4천552억원)에 406억원 뒤지면서 3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가장 큰 요인은 결국 라임자산운용 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였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실적에서 라임 펀드 등 투자상품 손실액을 4천725억원이나 반영했다.

4분기에만 신한은행에서 라임 CI펀드 등 관련 손실 692억원, 신한금융투자에서 라임 TRS(총수익스와프) 관련 손실 1천153억원이 계상됐다.

하지만 DLS(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라임 펀드 사태에 거의 연루되지 않은 KB금융은 관련 손실이 거의 없었다.

아직 농협금융지주 작년 4분기 실적이 확정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1조4천608억원)이 우리금융지주(1조1천404억원)을 앞선 뒤 연간 순위도 농협금융이 4위, 우리금융이 5위로 굳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KB금융과 마찬가지로 농협금융지주도 펀드 사태를 비껴간데다, 계열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그룹의 구조상 '약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른 금융그룹들은 지난해 증시 활황 속 많게는 50% 이상 늘어난 주식거래 수수료 이익을 챙기느라 바빴지만, 우리금융그룹만 잔치에서 소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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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금융지주 배당성향 │
│ ※ 각 지주사 자료 취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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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도 배당성향 │2020년도 기말 │
│ │(당기순이익 중 주주 배당금 비율) │배당성향·배당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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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26%(3조3천118억원 중 8천610억원) │20%, 주당 1천770원│
│ │ │(2019년대비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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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25.97%(3천4천35억원 중 8천839억원) │3월초 결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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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25.78%(2조3천916억원 중 6천165억원) │20%, 주당 1천350원│
│ │ │(중간배당 포함 1천│
│ │ │850원·2019년대비 │
│ │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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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27%(1조8천722억원 중 5천56억원) │3월초 결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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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지주 │28.1%(1조7천796억원 중 5천억원) │미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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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국 배당지침에 도전하기 어렵다"…신한·우리·농협도 20% 맞출 듯
원칙적으로 기업의 이익이 늘면 중대한 경영상 사유가 없는 한 주주들에 대한 배당도 늘어야 하지만,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금융지주사들의 배당은 오히려 많게는 20%나 줄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가 재정 건전성 관리를 명분으로 '순이익의 20% 이내 배당(배당 성향 20% 이내)'을 금융지주·은행에 권고했고, 눈치를 보던 금융지주사들이 실제로 배당 성향을 20%로 낮췄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는 4일 이사회를 열어 2020년도 배당 성향을 20%, 주당 배당금을 1천770원으로 의결했다.

2019년과 비교해 배당 성향은 26%에서 20%로 6%포인트 떨어졌고, 주당 배당금도 2천210원에서 1천770원으로 20%나 줄었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도 5일 이사회에서 2020년도 배당 성향과 주당 배당금을 각 20%, 1천350원(중간배당금 포함 1천850원)으로 결정했다.

1년 사이 배당 성향이 약 6%포인트(25.78→20%), 주당 배당금은 16% 감소했다.

이환주 KB금융지주 부사장(CFO)은 "배당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하다"고 사과하면서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격 흡수능력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는 당국의 권고에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배당 축소 배경을 해명했다.

이후승 하나금융지주 재무총괄 전무(CFO)도 실적 컨퍼런스콜 과정에서 "배당(축소)은 이번에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주주들의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한다"며 여러 차례 투자자들을 달랬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배당정책을 3월 초 이사회로 미뤘지만, 이들이 금융당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20% 이상 배당 성향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노용훈 신한금융지주 부사장(CFO)은 "감독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일지 다른 요인을 고려할지 3월 초까지 이사회 열어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감독당국의 가이드라인(지침)이 금융기관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 나왔기 때문에 챌린지(이의 제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금융지주사의 IR(투자자 대응·관리) 담당 부서에는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이익공유제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질문은 금융당국이 권고한 '배당성향 20% 이내' 지침에 따를 것인지 등인데, 일부 금융지주들은 배당 축소나 이익공유제 참여 등과 관련한 투자자들의 소송 제기 가능성 등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 작업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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