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증 입국 제도 운용 재개, 항공노선 활성화만이 살길"
'따이공' 유치 경쟁에 알선 수수료까지 올라 경영난 가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제주 무사증 입국 제도 운용이 중단되고 세계 각국을 잇던 하늘길이 끊긴 지 1년이 되자 외국인 관광객들을 주 고객으로 삼는 면세점들은 고사 위기에 처했다.

[무사증 중단 1년] ② 직원 150명 출근한 면세점 손님은 달랑 10명

롯데면세점 제주점과 신라면세점 제주점은 지난해 6월 1일 고객 급감으로 무기한 휴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자 영업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 면세점 직원들과 상생하기로 했다.

두 면세점은 4개월 뒤인 10월 5일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일부 매장의 영업을 재개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부분 재개장 초기 전체 350여개 브랜드 가운데 50여개의 브랜드의 매장만 문을 열었다.

전체 1천200여명 직원 가운데 10%에도 못 미치는 100여명 가량이 출근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개점 매장 수가 120여개로 늘고, 매일 출근하는 평균 직원 수도 150여명까지 늘었다.

개점한 브랜드 매장은 대부분 화장품 브랜드다.

주 고객은 인천공항을 통해 방문한 따이공(代工)이다.

이들은 한국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대량 구매해 중국에서 재판매하는 기업형 전문 구매 대리인이다.

개점한 매장 수는 늘었으나 1월 현재 하루 평균 방문 고객 수가 10여명에 그치는 상황이다.

하루 매출은 3억원 수준이다.

재개장 후 적자 폭은 오히려 증가했다.

휴점 시 월 적자 폭은 25억원 남짓이었으나 재개장 이후 직원 급여와 매장 관리비용 등을 지출해야 해 월 적자 폭은 30억원 정도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신라면세점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 관계자는 "지점별로 매출 등 세부 현황을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호텔신라의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손실이 1천853억원에 달하는데 면세점 사업의 부진이 적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적자운영이 불가피함에도 면세점 개점을 통해 직항노선의 복원을 위한 분위기 조성과 고용불안 해소 등을 기대했지만 4개월이 지나도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어 답답하다"며 "무사증 입국제도의 재운영과 항공노선 활성화 없이 면세점 업계가 살아갈 방도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인천과 서울 면세점의 경우 비자를 받아 입국하는 손님들이 그나마 있어 나은 상황이지만 제주 면세점은 인천을 통해 들어오는 따이공 외에는 손님이 아예 끊긴 상황이어서 더 심각하다"고 했다.

[무사증 중단 1년] ② 직원 150명 출근한 면세점 손님은 달랑 10명

상황이 이렇게 되자 면세점 직원들의 삶도 위태롭다.

입점 브랜드 가운데 영세한 곳은 무급휴직을 시행하고 있고, 외부 판로가 있는 브랜드들은 따이공 유치를 통해 겨우 직원 급여를 주는 상황이다.

개점 못 한 대형 브랜드의 직원들은 서울 등 대도시의 매장으로 파견된 상태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무급휴직 상황이나 원하지 않는 지역에서의 근무 대신에 퇴직을 선택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면세점에 대한 정부 지원책도 제주엔 혜택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제3자 반송과 면세재고품 내수 판매 등도 수도권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국내 면세점들이 일제히 따이공 유치를 위해 경쟁하면서 알선 수수료율까지 크게 올라 제주지역 면세점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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