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지는 대출창구
"미리 뚫어놓자"
마이너스통장
올들어 개설 건수
4만3000건 달해

초강력 규제 예고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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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대출시장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을 압박해 신용대출을 강하게 죄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일부 은행이 아예 ‘대출 문’을 닫아버렸다. 그런데도 대출 수요는 줄지 않는다.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일수록 가수요가 폭발하는 양상이다.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에서는 올 들어 지난달 28일까지 4만3000개의 마이너스 통장이 새로 개설됐다. 하루 평균 1540개로, 지난해 말 1000여 건보다 훌쩍 늘었다. 지금 대출받지 않으면 앞으로 돈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으니 미리 자금을 융통해 둬야 한다는 공포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금융소비자 움직임은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다. 신한은행도 3일부터 ‘쏠(SOL)편한’ 직장인 신용대출과 공무원 신용대출 상품의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췄다.
다음달 개인별 DSR 규제 발표
내달 '대출 문턱' 확 높인다…돈 필요하면 지금 움직여라

게다가 정부는 다음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개인별로 적용하는 가계부채 선진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DSR은 부동산시장에 돈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 크다. 대책에서는 고액의 신용대출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처럼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원금분할상환제 도입도 포함된다. 대출의 기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기가 됐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야 한다면 일단 DSR 제도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DSR은 연소득에서 대출 전체의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개인이 자신의 수익을 기반으로 빌릴 수 있는 대출의 총 한도를 말한다. DSR이 100%라면 번 돈 모두 원리금을 상환하는 데 쓰고 있다는 의미로 봐도 된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연소득에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기타 대출의 이자를 더한 것이기 때문에 같은 비율의 DSR을 적용하면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든다.
지금은 금융회사별로 규제
DSR을 구하는 기본 방식은 해마다 내야 하는 모든 대출의 원리금 합계를 연소득으로 나누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5000만원인 직장인이 연 3% 금리로 7000만원의 일시금 신용대출을 받았고,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 3억원(연 3%)을 이용하고 있다고 하자. 신용대출의 원금은 DSR을 계산할 때 10년간 나눠서 상환하는 것으로 본다. 1년에 700만원의 원금을 갚는 것으로 계산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이자를 더하면 신용대출로만 한 해 910만원의 원리금을 낸다는 계산이 나온다. DSR은 벌써 18.2%가 된다. 이제 주택담보대출을 반영한다. 원리금이 1517만원이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DSR은 30.34%가 된다. 이 둘을 더하면 48.54%다.

마이너스 통장을 3000만원 열어놨고 1500만원을 실제로 빌렸다고 해보자. 마이너스 통장은 사용액과 상관없이 한도액 전체를 DSR에 반영한다. 해마다 300만원의 원금을 갚고 한 해 이자는 45만원이니까 DSR은 345만원 나누기 5000만원(연소득)을 해서 6.9%다. 결국 55.44%가 최종적인 DSR이 된다. 다시 말해 DSR 40%를 맞추려면 마이너스 통장 1500만원을 모두 갚은 뒤 3000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을 없앤다고 끝날 일이 아니란 얘기다. 기존 신용대출까지 3300만원을 더 갚아야 DSR 40%를 맞출 수 있다.
“소급 적용은 안 한다고 하지만…”
DSR 40%는 금융회사별로 적용하고 있지만 일부는 개인별로도 이뤄진다. 2019년 ‘12·16 부동산 대책’에 따라 지난해 12월 23일 이후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취득가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한 사람은 개인별 DSR이 40%(비은행권은 60%)를 넘을 수 없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주택담보대출이 없더라도 소득 8000만원이 넘는 사람이 1억원 이상의 신용대출을 받는다면 개인의 DSR은 40%로 제한된다. 개인별 DSR이 전면 도입된다면 모든 사람에게 이와 같은 상한선이 생기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기존 대출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3월에 당장 시행하는 것도 아니고 시차를 두고 적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고액 신용대출의 분할 상환 의무화 방안에 마이너스 통장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하지만 앞으로 돈을 빌려야 하는 사람에게는 불안하기만 한 상황이다. 고액의 신용대출까지 원금분할 상환이 적용되면 DSR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DSR을 몇%로 제한할지, 고액 신용대출을 얼마로 정의할지가 최대 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달 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최근 8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대출 환경은 금융소비자에게 점점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돈을 융통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조금이라도 서두르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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