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도 성장을 달리고 있는 주요 치킨업체들이 정반대 성장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치킨업계 1위 교촌치킨과 2위 bhc는 ‘매장 면적 늘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반면 3위인 BBQ치킨은 ‘좌석 없는 초소형 매장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어떤 전략이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시장 변화 속에서 주효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매장 넓히는 교촌·bhc·주방만 남기는 BBQ…'극과 극 치맥전쟁' 누가 웃을까

교촌·bhc “큰 주방이 이긴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 매장 크기를 넓혀 점포당 매출을 늘리는 전략은 몇 년 전 편의점업계에서 처음 시작했다. 33㎡(10평) 이내의 점포를 운영하는 가맹점주에게 인접한 공간을 추가 임대해 두 배 이상 매장을 넓히도록 유도하는 ‘광개토 프로젝트’다. 이렇게 하면 매장에서 취급할 수 있는 상품 종류가 많아져 더 많은 방문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전략이다. 수도권에 더 이상 출점할 편의점이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했다.

편의점에서 시작한 이 전략은 올해 치킨업계로도 옮겨붙고 있다. 교촌치킨은 올해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소형 매장의 중대형 전환’을 꼽았다. 매장 수를 두고 ‘양적 경쟁’을 하기보다 기존 매장을 업그레이드해 점포당 이익을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교촌은 기존 소형 가맹점의 매장 내부 면적을 50㎡ 이상의 중대형으로 바꾸고 있다. 교촌치킨의 중대형 매장 비율은 2019년 기준 60%다. 이를 2025년 9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중대형 매장이 늘면 하루 매출의 80~90%를 책임지는 오후 8~10시 ‘피크타임’에 주문을 소화할 수 있는 경쟁력이 높아진다. 교촌치킨은 연 매출 기준으로는 업계 1위지만 매장 수(2020년 말 기준)는 1268개로 2위 bhc(1550개)와 3위 BBQ(1800개)에 뒤진다. 무리한 출점 경쟁에 나서는 대신 ‘매장 한 곳당 나오는 매출’을 경쟁력의 지표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치맥 수요 증가에 대응

매장을 키우면서 테이블 수가 늘어나면 주류 판매에도 유리하다.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여파가 올해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시 외식 시장이 활성화되면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촌은 LF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과 협업해 일부 매장에서 수제 맥주를 시범 판매하고 있다.

bhc도 치맥을 함께 파는 ‘비어존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2019년 서울 서교동에 처음 문을 연 108석 규모의 ‘홍대서교점’이 대표적이다. 2~6인용 형태의 테이블을 놓고 손님을 유치했다. 현재 bhc 전체 매장의 49%(750곳)가 비어존 매장이다. bhc 본사는 올해 이 비율을 60%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100억원을 들여 노후 매장의 인테리어 개선을 지원하는 ‘가맹점 상생경영 프로젝트’ 사업을 새로 시작한 것도 이런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가맹점이 이 사업에 신청서를 내 선정되면 본사가 지원금을 지급한다.

BBQ “작은 것이 경쟁력”

BBQ는 초소형 매장인 ‘BSK(BBQ Smart Kitchen)’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BSK는 26.4~39.6㎡(8~12평) 넓이의 소규모 매장으로 좌석 없이 오로지 배달과 포장만 하는 매장이다. 1급 상권이 아닌 곳에 테이블 없이 창업할 수 있어 기존 창업비용(약 1억원)의 절반(5000만원)으로도 가게 문을 열 수 있다. 이 때문에 젊은 층이 많이 도전하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까지 BSK 매장을 열었거나 계약한 250명 가맹점주 중 절반은 20~30대 창업자다. BBQ치킨 관계자는 “적은 투자 비용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어 2030세대의 창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