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 "CEO가 갖춰야 할 진짜 황금률은?"
“CEO는 확실한 성공 계획을 제시해야 합니다. 권한은 최대한 이양하고, 책임은 무한대로 지는 게 ‘수퍼 리더십’입니다.”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사진)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업의 급격한 변화에서 대응하기 위해선 직원, 세상과 소통하는 리더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30여년을 하나금융에 몸담다가 2018년 부회장을 끝으로 일선에서 물러났다. SK㈜의 사외이사와 국제금융공사(IFC) 고문직을 맡고 있다. 김 전 부회장은 리더의 덕목과 자질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 <황금율을 버려라>(한국경제신문i)를 최근 펴냈다. 그는 책의 내용에 대해 “후배들에 대한 ‘조언’이라기보다는 CEO 시절의 경험을 담은 ‘통렬한 자기 반성문’”이라고 했다.

김 전 부회장은 “금융업의 변동에 적응하려면 조직이 민첩성(agility)과 회복력(regiliance)을 갖춰야 한다”며 “직원 각자가 ‘셀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게 리더의 역할”이라고 했다. 김 전 부회장은 리더십의 방향으로 ‘다극화된 집중’이라는 언뜻 모순된 이야기를 꺼냈다. 리더는 조직의 목표와 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권한은 직원들에게 최대한 이양하라는 의미다. 그래서 책의 제목처럼 '예전 방식의 황금률'은 버릴 필요가 있다. 김 전 부회장은 “내가 기대하는 대접을 그대로 하라는 황금률은 리더의 이기적인 소통방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더는 귀를 열어야 한다"고 했다. 조직 변화를 위한 ‘골든 타임 6개월’도 강조했다. 김 전 부회장은 “새로 조직원이 된 사람이 기존 문화를 체화하거나, 이탈하는 데 까지 걸리는 시간이 6개월”이라며 “참신한 시각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엉뚱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얻어 조직에 적용해야한다”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 워렌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의 예를 들며 ‘주주서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이들에게 주주서한은 연금이나 펀드 소유자인 개인들과 회사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이자 강력한 목표를 담은 선언문”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주주서한을 통해 주주 및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후배들을 위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 진출을 위해선 본사부터 외국인 영입에 공들이는 등 환경을 갖추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