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농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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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신라면을 필두로 한 'K라면'은 전 세계인에게 한국의 매운맛을 톡톡히 각인시켰다. 신라면의 활약과 함께 농심은 한국기업 중 처음으로 전 세계 5위권 라면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농심은 올해도 식지 않는 K라면 인기에 발맞춰 생산설비를 확충, 돌풍을 이어갈 계획이다.
신라면의 활약과 함께 농심은 한국기업 중 처음으로 전 세계 5위권 라면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K라면' 돌풍을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은 농심 미국 공장 풍경. 사진=농심 제공
신라면의 활약과 함께 농심은 한국기업 중 처음으로 전 세계 5위권 라면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K라면' 돌풍을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은 농심 미국 공장 풍경. 사진=농심 제공

세계 라면 기업 5위에 오른 농심…세계인 입맛 사로잡았다

농심에 따르면 와이어커터가 지난해 보도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The best instant noodles)' 기사에서 신라면 블랙이 1위에 올랐다. 사진=농심 제공
농심에 따르면 와이어커터가 지난해 보도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The best instant noodles)' 기사에서 신라면 블랙이 1위에 올랐다. 사진=농심 제공
농심 신라면은 지난해 K푸드의 활약 중 가장 주목받은 브랜드 중 하나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운영하는 제품 리뷰사이트 '와이어커터'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신라면블랙을 선정하면서 제품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신라면 블랙과 함께 신라면건면, 신라면사발 등 신라면 제품 3개와 농심의 모디슈머(자신의 뜻대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 제품인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베스트 11'에 들어갔다.

농심은 신라면의 인기에 대해 1971년부터 해외시장 문을 두드린 결과란 점을 강조한다. 신라면은 그동안 세계 100여 개 국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2017년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세계 최대 유통사인 월마트의 미국 내 전 점포에 입점을 완료했다. 이후로도 코스트코와 크로거 등 메인 유통사로 판매망을 계속 넓혀 지난해 월마트와 코스트코에서 매출이 각각 39%, 52% 성장하는 성과를 이뤄 내기도 했다.

신라면은 깊고 진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 풍성한 건더기 등 맛과 품질에서 일본과 중국 제품을 앞서 한국라면을 ‘세계 최고의 라면’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신라면의 활약과 함께 한국 라면의 해외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2020년 한국 라면 수출은 전년 대비 29.3% 성장해 6억달러(약 6708억원)를 돌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 여행의 발길이 끊겼음에도 한국 라면의 해외 시장 판매액 증가한 점은 라면을 찾는 세계인들이 더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지난해 농심은 해외시장에서 9억9000만달러의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또한 한국 기업 최초로 세계 라면기업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로모니터가 최근 발표한 라면 통계자료(2019~2020 가공식품 - 인스턴트 누들)에 따르면 농심은 2019년 기준 세계 라면기업 순위 5위에 올랐다. 이는 한국 기업 최초로, 점유율이 5.3%를 기록했다. 라면이 일본과 중국 음식이라고 여기던 해외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 세계 속에서 K푸드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라면 수요 증가에 발맞춰 그간 쌓아온 영업 인프라와 마케팅 노하우를 총동원해 세계인이 장바구니에 농심 라면을 담게 만들었다"며 "미국과 중국 현지 생산라인을 풀가동함과 동시에 수출 물량을 늘리면서 탄력적으로 대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농심, 미국 제2공장으로 재도약…日 닛신 제친다

사진=농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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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올해 현지 생산설비 확충을 통해 인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늘어난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 LA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는 만큼 올해 말까지 제2공장 설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LA공장의 생산량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제2공장이 현지 시장 성장에 힘을 더할 것으로 농심은 기대하고 있다.

농심 미국 제2공장에는 봉지면 1개 라인과 용기면 2개 라인이 우선 설치된다. 모두 고속 생산 라인으로 완공되면 제2공장에서만 연간 약 3억5000만개의 라면을 더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기존 제1공장 생산량을 합치면 농심은 연간 총 8억5000만개의 라면을 미주 시장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농심 미국법인 관계자는 “제2공장에서 신라면을 비롯한 주요 제품을 생산하며, 미주 시장에 더욱 발빠르게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농심의 미주 지역 내에서 양적·질적 팽창을 위한 심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제2공장의 가동과 함께 올해 미국 라면시장 2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실제로 지난해 농심 미국법인의 매출은 전년 대비 33% 성장한 3억3500만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22%의 점유율을 기록, 2위 기업인 닛신(24%)과 점유율 차이를 2%포인트까지 좁힌 만큼 올해는 한층 분발한다는 방침이다.

농심 미국법인 관계자는 “최근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농심 라면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만큼, 제2공장 가동이 미국 시장 내 선두로 오를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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