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지난해 완성차 해상운송 사업에서 현대자동차·기아를 제외한 비(非)계열 매출 비중을 역대 최대인 55%로 늘렸다.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해상운송 계약을 대거 따낸 결과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자동차 운반선(PCTC) 매출 1조7052억원 가운데 비계열 매출이 9379억원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했다고 29일 발표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의 물류 전문 계열사다. 2010년 이 사업에 진출한 뒤 꾸준히 비계열 매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2010년 12%였던 비계열 매출 비중은 2017년 42%, 2019년 52%로 높아진 데 이어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지난해 폭스바겐그룹이 5년 장기 해상운송 계약을 맡긴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5년간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등 폭스바겐그룹 내 모든 승용차 브랜드의 유럽발(發) 대중국 수출 물량 전체를 단독 운송하기로 했다. 폭스바겐 외 벤츠, BMW,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 등 글로벌 메이커와도 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과 해상 물동량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비계열 매출을 대폭 늘려 질적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현대글로비스의 선박 및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선택을 받은 결과로 분석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선박을 2010년 22척에서 지난해 86척(자선 31척, 용선 55척)으로 늘렸다. 선대 규모로 세계 2위 수준이다. 한 번에 7300대까지 수송할 수 있는 ‘포스트 파나맥스급’ 자동차선을 세계 최초로 도입해 운송 원가를 낮춘 점도 주효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PCTC 사업은 물론 비계열 매출도 동시에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