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으로 61조5500억원의 매출과 9조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28일 발표했다. 전년 4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78%와 26.35%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8.1%, 영업이익은 26% 감소했다. 세트 제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출이 줄었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의 영향을 받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36조…반도체·휴대폰이 선전 이끌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35조9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62% 뛰었다. 매출은 236조8100억원으로 전년보다 2.78% 늘었다.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35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3년과 2017년, 2018년 이후 네 번째다. 지난해보다는 선전했고, 전분기와 비교하면 아쉬웠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오히려 늘어난 ‘비대면 수요’ 덕이다. 반도체 사업부가 작년 72조8600억원의 매출과 18조8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DS부문(매출 103조400억원, 영업이익 21조1200억원)을 떠받쳤다. 비대면·데이터서버 수요에 가상화폐 채굴용 그래픽카드 수요까지 더해진 결과다. 디스플레이 사업부도 매출 30조5900억원, 영업이익 2조2400억원의 실적을 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중소형 디스플레이 수요가 하반기부터 회복됐다는 설명이다.

소비자가전(CE부문) 사업도 ‘언택트’ 열풍의 수혜를 입었다. 지난해 매출 48조1700억원, 영업이익 3조56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 3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입국제한(록다운) 조치에도 공급망관리(SCM) 역량을 발휘해 공급차질을 최소화한 결과 ‘보복적 소비’에 즉각 대응할 수 있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맡은 IM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 11조47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9조2700억원)보다 24% 뛰었다. 매출은 99조5900억원으로, 전년보다 7% 줄었다.

지난해 시설 투자는 38조5000억원으로 2019년보다 43% 증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시설 등 인프라 중심으로 시설 투자를 이어가고 시장 수요에 따라 설비를 들이는 식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