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연이은 대출 규제에도 부동산 가격은 잡힐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셋값까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집값을 떠받치고 있는데요. 은행과 증권사 소속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까요.

우리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양사 고객을 대상으로 우리은행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 ‘온라인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부동산 시장’부문에서는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과 한국투자증권 김규정 자산승계연구소장이 참석해 토론을 벌였는데요.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진단한 올해 부동산 시장은 결국 올해도 매매, 전셋값이 동시에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었습니다. 수급불안으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매매가가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얘깁니다.
자료=우리은행
자료=우리은행
안명숙 센터장은 발표 자료를 통해 "매매가와 전세가는 가격 변동성 측면에서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며 "전세가는 수급의 영향이 커서 입주 물량 감소는 전세가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올해 전세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 보니 매매가도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이미 천정 부지로 높아진 집값 탓에 공시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재개발 투자가 대안으로 부각될 있다는 게 안 센터장의 진단입니다. 재개발 실투자 금액 기준으로 서울은 6억원 이상, 경기는 3억~6억원 수준의 사업 속도 빠른 곳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재건축 보다는 재개발이 안전 진단, 개발 이익 환수 같은 직접 규제가 약해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며 "공공 재개발 선정 지역은 기대감이 높아 투자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초기 재개발 추진 지역은 구역 지점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주택의 경우 올해 강남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안 센터장은 "노원구 아파트 값이 9억원을 이미 웃돌아, 규제 강도가 같다면 수요가 많은 강남으로 다시 관심이 모일 수 잇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2007~2008년과 지난해 고가 아파트를 대상으로 종부세 규제를 늘렸음에도 강남 가격 상승률이 노원구의 가격 상승률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내년까지는 집값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과거 집값 하락기를 살펴 보면 글로벌 경제 충격 등 외부 변수가 있거나, 주택 수급 문제가 생겼을 경우인데 현재는 두 여건 모두 나쁘지 않아 상승을 뒷받침 하고 있다는 겁니다. 다만 금리가 오르고, 3기 신도시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2023년께 집값이 '고점'을 찍을 수 있다는 분석도 곁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내 집 장만'을 꿈꾸는 투자자들에게는 어떤 조언을 했을까요. 김규정 소장은 소유 주택별로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무주택자의 경우 1순위는 청약 통장을 활용하고, 2순위로는 급매물 매수 전략을 취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김 소장은 "청약 제도 개편으로 무주택자 당첨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3기 신도시 등 유망 지역에 적극 청약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단 청약 재당첨 제한 및 양도세 거주요건 강화 등을 고려하면 실수요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청약이 어렵다면 기존 주택 상황을 봐서 저가 매수 전략을 취하라고 조언했습니다.

1주택자는 '일시적 2주택'을 활용해 '갈아타기'를 시도하라는 팁이었습니다. 아파트 투자시 규제로 인한 대출 부담 확대와 세금을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입지가 우수한 곳으로 자산을 재배분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더 좋은 주택을 매입한 뒤 기존 주택을 팔으라는 게 김 소장의 조언입니다.

다주택자에게는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출구전략'을 제시했습니다. 보유세와 양도세가 중과되면서 보유, 매각 모두 부담이 가중되는 탓입니다. 김 소장은 "종부세 부담이 늘어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재배분할 필요가 있다"며 "양도세 중과세율 인상과 종부세 납부전 처분이나 증여, 공동 명의 등을 통해 '출구'를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