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제성장률 -1%

22년 만에 첫 '역성장'이지만
OECD 회원국 중 가장 선방
삼성 등 설비투자 확대 효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선 가장 좋은 경제 성적표다.

기업 투자가 성장률 급락 막았다

한국은행은 2020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이 1830조5802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전년 대비 1% 감소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로 보면 -0.99%였다. 한국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2차 석유파동을 겪은 1980년(-1.6%)과 1998년(-5.1%) 두 번뿐이었다.

한국의 성장률은 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의 성장률은 OECD가 추정한 미국(-3.7%) 일본(-5.3%) 독일(-5.3%) 프랑스(-9.1%) 영국(-11.25%) 등 주요국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코로나19 위기 와중에 그나마 경제가 선방한 것은 기업의 과감한 투자 덕분으로 풀이됐다. 작년 설비투자 규모는 164조2849억원으로 2019년(153조8547억원)보다 6.8%(10조4302억원) 늘었다. 이 같은 증가율은 2017년(16.5%)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설비투자를 주도한 것은 삼성전자로 지난해 반도체 시설 구축에만 28조9000억원을 쏟아부었다. 2019년(22조6000억원) 투자액보다 27.8% 늘어난 금액이다.

정부가 소비를 5% 늘린 것도 성장률 방어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민간소비 등은 침체의 골이 깊었다. 지난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5%를 기록해 1998년(-11.9%) 후 가장 낮았다. 수출 증가율도 -2.5%를 기록, 1989년(-3.7%) 후 가장 나빴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0.1%를 기록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선진국보다 역성장 폭이 훨씬 작아 우리 경제가 위기에 강하다는 것을 다시 입증했다”며 “작년 연간으로 경제 규모 10위권 내 선진국은 -3%대에서 -10% 이상 역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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