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가격이 폭등하자 정부가 오는 27일부터 한시적으로 계란과 계란가공품 수입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신선란 1만4500t과 계란 가공품 3만5500t이 오는 6월까지 무관세로 수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계란 수입 시 적용되는 관세율을 6월 30일까지 기존 8~30%에서 0%로 인하하는 ‘할당관세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이 관보에 게재되는 27일부터 수입 신고하는 물품에 대해 무관세가 적용된다.

정부가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건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라 산란계 살처분이 늘면서 계란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6일 기준 특란 한 판(30개) 소매 가격은 6718원까지 올랐다. 평년보다 24% 오른 수준이다.

여기에다 수입 농·축·수산물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설 연휴를 앞두고 ‘밥상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설 연휴 3주 전인 이달 14~20일에 수입된 명절 다소비 농·축·수산물 66개 품목의 수입 가격을 작년 설 연휴 3주 전과 비교한 결과 양파, 냉장 소갈비, 냉동 홍어 등 25개 품목 가격이 상승했다. 신선·냉장 양파는 작년 설 3주 전 기간과 비교하면 45.9% 비싼 가격에 수입됐다.

정부는 추후 시장 수급동향을 지켜보고 6월 이후에도 계란 및 계란 가공품에 대한 무관세 조치를 연장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관세를 면제하면 외국산 계란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가 국산 제품이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6월까지 5만t이면 한 달에 1만t꼴로 무관세 수입이 가능한데 이는 국내 월 평균 계란 소비량 약 6만t의 16.6%에 달하는 양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