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사진=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사진=페이스북 캡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분석해 올린 글을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에 26일 공유했다.

문 대통령이 최근 자영업 손실보상제 이슈 등을 거치며 수세에 몰린 홍 부총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를 기록한 것을 두고 "선진국들보다 역성장 폭이 훨씬 작다"며 "우리 경제가 위기에 강한 경제임을 다시 입증한 결과"라고 적었다. 그는 "작년 연간으로 경제 규모 10위권 내 선진국들은 -3%대에서 -10% 이상 역성장이 예상된다"며 "한국은 코로나19 경제 충격을 최소화한 셈"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홍 부총리의 설명대로 우리 경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 선방했다"며 "문 대통령도 이런 성과를 널리 알리고자 홍 부총리의 글을 공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가지로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사령탑인 홍 부총리와 기재부가 힘을 내줘 고맙다는 격려의 뜻도 담겨있다"고 전했다.

여권 내에서 기재부를 겨냥한 공격이 계속돼 홍 부총리가 고립무원 처지에 몰리자,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르면 경제충격을 완전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홍 부총리와 기재부의 사기를 진작할 타이밍이라는 판단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은행은 지난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5.1%) 이후 22년 만으로, 역대 세번째 역성장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금융위기의 직접적 타격을 받은 2008년 4분기부터 이듬해 3분기까지의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로 -1%였다"며 "(코로나19 충격은) 금융위기 당시만큼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성장률이 2019년 2.0%에서 지난해 -1.0%로 3%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6%→2.3%, -3.7%포인트)보다도 작은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은 성장률 하락 폭이 5∼7%포인트는 될 것으로 주요 기관들은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