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데이터 무장한 팜에어한경…농업도 예측가능한 산업으로

고구마값 지금보다 21% 더 뛸 듯
사과값 3월초 40%까지 오르다
3월말 되면 10% 하락할 전망

정확한 농산물값 예측에도
1%도 안되는 정부수매 비축량
'땜질식 수급조절'…물가 못 잡아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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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농산물 가격 정보 시스템 ‘팜에어한경’이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온 농산물 유통시장에 ‘혁신의 눈’이 되고 있다. 도·소매시장의 정확한 실시간 거래 가격을 제공하는 데다 미래 예측 정보까지 내놔 관련 기업과 농가의 구매 및 판매 결정 근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수단이 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1차 산업인 농업을 글로벌 시장에 내보낼 4차 혁신 산업으로 도약시킬 발판”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방울토마토값 두달 뒤 67% 오른다…배추·마늘 지금 사면 손해"

감자 고구마 양상추 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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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사와 농산물 데이터 분석기업 팜에어가 공동으로 만든 팜에어한경은 농산물 유통 전반의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미래 가격을 예측한다. 이 중 어떤 기관도 시도하지 못하고, 성공하지 못한 게 예측 데이터다. 팜에어한경은 주요 농산물 가격 데이터와 기상청의 지역별 날씨 데이터, 환율 데이터, 수출입 데이터 등의 빅데이터를 가공해 미래 가격을 예측하고 있다. 22개 품목의 시장 가격을 단기와 장기로 나눠 예측한다. 지난해 4월 AI 시스템을 가동해 8개월간 운영한 결과 22개 중 18개 품목이 3개월 시세 예측에서 10% 안팎 오차범위의 결과물을 냈다.

팜에어한경의 AI에 따르면 ㎏당 1586원인 감자값은 2개월 뒤 1900원대로 상승할 전망이다. 고구마 1㎏도 현재 2756원에서 3000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1600원대인 양상추 가격은 1개월 뒤 2000원을 돌파했다가 3월 중순부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분석됐다.

사과와 포도, 양파, 마늘, 배추, 파프리카 등 상승세를 이어가던 작물들은 3월 초부터 하락 전환한다. 사과 가격은 3월 초 지금보다 40% 더 비싸다가 3월 말께 약 10%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와 배추는 각각 8.6%, 3.2% 가격이 내려가고 양파와 파프리카는 지금보다 20% 이상 싸진다.
“농업을 4차 산업으로 이끌 채널”
팜에어한경의 AI 시스템은 ‘농사는 하늘의 뜻’이라는 수천 년의 믿음을 깨고 농업을 예측 가능한 산업으로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산물을 대량 구매하는 기업은 예측 정보를 특정 농산물 구매 시기를 정하는 자료로 쓰고, 정부는 매년 급등락을 반복하는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팜에어한경의 예측 시스템은 미래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구축됐다. 농업을 정부가 도와줘야 할 1차 산업이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영역으로 끌어들이려면 데이터에 기반한 수급 조절과 과학적 유통 구조가 우선돼야 한다는 게 업계와 학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불완전한 가격 정보 시스템은 농가에 피해를 끼친다. 그동안 업계와 농가들이 참고해온 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 자료는 매월 품종별 도매가격과 반입량, 생산량과 저장량을 과거 데이터에 기반해 보여준다. 12월 발간하는 자료에 ‘11월 가격이 전년 대비 50% 상승했다’는 식이다. 출하량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구매 결정 자료로 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사용자들의 지적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시세 분석이나 예측 정보가 매년 불안정하기 때문에 계약재배 비중을 높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데이터에 기반한 구매 구조가 완성되면 농가와 기업 모두 윈윈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농가에 일정 품목을 일정 가격에 미리 계약하는 ‘계약재배 비율’은 20%대에 그친다.
예고된 물가, ‘땜질식 수급관리’ 언제까지
국내 농산물 유통시장은 여전히 후진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매년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는 농산물 수급 관리, 비축에 들어가는 예산으로 수조원을 쓰고 있다. 기업들은 가격의 명확한 기준이 없어 이성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이 불가능하다. 예컨대 전년보다 70% 이상 가격이 오른 양파는 산지와 정부 간 시각차가 큰 작물 중 하나다. 생산 증가분에 대한 농림축산식품부의 추정치와 산지, 시장의 시각이 모두 다르다.

현재의 농산물 물가 급등은 예고된 일이다. 전국의 농촌은 지난해 봄부터 겨울까지 이어진 이상기후로 파종과 수확 시기를 놓쳤다. 코로나19로 가정 내 식재료 소비가 늘고 외식과 단체급식 등의 수요는 줄면서 소비 구조가 바뀌었다. 팜어에한경은 지난해 4월부터 AI 예측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지난해 말의 품목별 가격 급등, 올 상반기 가격 전망까지 정확하게 내놓으면서 농산물 가격 안정의 근본적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검증했다.

수입 농산물에만 의존하는 ‘땜질식 수급 조절’도 문제로 지적된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분석한 ‘농산물 수매 비축물량’ 자료에 따르면 농식품부가 지난해 8월 기준 국내산 농산물을 수매한 양은 20만3000t인 반면 수입 비축은 135만5000t에 달했다. 수입 농산물이 국내산 수매 비축물량의 6.7배에 이른다. 위 의원은 “1%도 안 되는 수매 비축량으로 농산물 가격 안정 등의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수입과 수매량을 적절히 조정할 수 있는 예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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