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연 더파이러츠 마케팅 본부장/사진=더파이러츠

임지연 더파이러츠 마케팅 본부장/사진=더파이러츠

‘150만 명’
수산물 전자상거래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을 이용한 사람(2020년 말 기준)이다.

인어교주해적단은 수산시장 시세정보, 수산물 전자상거래, 수산물 관련 콘텐츠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플랫폼이다.

인어교주해적단을 운영하는 더파이러츠는 수산물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7월 170억원을 투자받았다. 누적 투자금액은 201억원이다.

업계에선 더파이러츠 성공의 1등 공신을 마케팅으로 꼽는다. 더파이러츠는 생소한 수산물 플랫폼 서비스가 무엇인지 대중을 상대로 알렸고, 인어교주해적단과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수산물 정보를 꾸준히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콘텐츠로 만들어 퍼트렸다.

이런 콘텐츠가 큰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 겨울 킹크랩 가격 폭락을 금세 소비자 수요로 메꾼 것도, 겨울마다 방어를 유행시킨 것도 더파이러츠 마케팅팀의 작품이었다.

임지연 마케팅 본부장이 더파이러츠 마케팅팀을 이끌고 있다. 이랜드, 미디컴, 다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마케팅 경력을 쌓았다.
Q: 마케팅 커리어를 소개한다면
A: 대기업과 스타트업, 에이전시와 인하우스 등 여러 회사에서 마케터로 일했다. 마케팅 전반을 경험하고 싶었다.

데이터로 고객 행동을 분석하는 ‘퍼포먼스 마케팅’, 잠재고객을 콘텐츠로 끌어들이는 ‘콘텐츠 마케팅’ 등을 모두 경험했다. 그래서 마케팅에 대한 통합적인 시각을 갖게 됐고 더파이러츠에 마케팅 총괄로 합류했다.
Q: 수산물 마케팅의 특징은?
A: 신뢰할 수 있는 회사라는 걸 고객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산물 시장은 고객에게 진입장벽이 높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정보 격차가 크다.

공산품이나 농축산품에 비해 품질 편차도 크다. 그래서 ‘인어교주해적단에선 믿고 살 수 있다’는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단순히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만 신경 쓰지 않고 고객 경험 전반을 책임지고 관리했다. 일례로 더파이러츠에는 환불, 고객 상담 등을 진행하는 고객서비스(CS)팀이 마케팅 본부에 소속돼있다.

제품 구매 후 경험까지 관리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이 좀 더 쉽게, 믿고 살 수 있도록 정보격차를 줄여주는 콘텐츠 마케팅도 필요하다.
Q: 의미 있었던 마케팅 사례는?
A: 방어 중에서도 10kg 이상의 방어는 몸길이가 짧고 뚱뚱해서 기름진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이런 수산물의 특징을 고객들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돼지 방어’라고 브랜딩했다.

지금은 ‘돼지 방어’가 대명사처럼 쓰인다. 최근 들어 ‘겨울엔 방어’라는 인식이 강해졌는데 더파이러츠의 콘텐츠 마케팅이 한몫했다고 자평한다.

코로나19로 지난해 겨울 킹크랩 가격이 급락했을 때 수산물 가격 이슈를 재빠르게 알리는 마케팅을 진행했다.

생산자에게는 재고 부담을 덜게 하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수산물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연결했다. 이처럼 생산자부터 소비자, 수산 시장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수산 생태계를 만들어가는데 집중하고 있다.

인어교주해적단 유튜브 채널

인어교주해적단 유튜브 채널


Q: 더파이러츠 마케팅에서 최대 이슈는?
A: 더파이러츠는 앱, 유튜브, 블로그 등의 채널을 통해 별다른 비용을 쓰지 않고 콘텐츠만으로 자연스럽게 유입시킨 팬덤이 있다.

지금까지는 이 팬덤과 함께 성장해왔다. 이제는 시야를 넓혀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기존 마케팅과 더불어 예산을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구글, 유튜브, 네이버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광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더파이러츠는 단순 수산물 중개 서비스가 아니라 양식업, 수산업을 직접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기업과 정부 대상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것이다.

이런 변화에 맞춰 마케팅도 변화해야 한다. 수산물 관련 플랫폼의 이미지를 넘어서 바다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브랜딩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Q: 현재 스타트업 마케팅 시장의 트렌드는?
A: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의사결정이 가장 큰 트렌드로 보인다. 퍼포먼스 마케팅이라고 불리는 영역이다. 데이터가 쏟아지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향상된 지금 같은 시기에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데이터 만능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데이터 역시 고객의 행동을 보여주는 지표일 뿐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결국엔 정성적인 고객의 반응을 함께 보며 고객의 실제 니즈를 파악해 나가야 한다. 더파이러츠에서도 현장과 리뷰 등을 통해서 얻는 고객의 목소리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
Q: 후배 마케터들에게 전해줄 조언은?
A: 마케터를 크게 ‘콘텐츠 마케터’와 ‘퍼포먼스 마케터’로 나누곤 하는데 특정 직무에 자신을 한정 짓지 말았으면 한다.

콘텐츠 마케터도 결국엔 데이터로 유저들의 니즈를 파악해야 하고, 퍼포먼스 마케터도 시장을 꿰뚫는 통찰력과 이로부터 만들어지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결국 어떤 영역의 마케터든 고객 가치를 파악하고 잘 전달하는 본질은 다르지 않다. 자신의 강점을 살리는 마케팅 영역에 집중하되 통합적인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 Interviewer 한 마디
임지연 본부장의 “수산물 시장의 마케팅은 고객 서비스까지 책임져야 합니다”라는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인어교주해적단은 소비자와 수산물 시장 점주 사이의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소비자와 점주 사이에 분쟁이 생기면 “당사자끼리 해결하세요”가 아니라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점주가 환불을 거부하면 더파이러츠가 환불을 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일을 마케팅에서 처리한다. 수산물 시장의 특성을 잘 반영한 ‘신의 한 수’로 평가할 만하다.

스타트업은 사업 아이템, 사업 규모가 매우 빠르게 변한다. 마케팅도 이런 템포에 맞춰 빠르게 변해야 한다.

인어교주해적단의 정체성은 ‘수산물 시세 정보 플랫폼’에서 ‘수산물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종합 수산업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에 맞춰 마케팅도 변신중이다. 임 본부장이 말한 데이터, 콘텐츠 등을 아우르는 다재다능한 마케터가 그 변신을 뒷받침하길 기대해본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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