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페리, 뷰티 인플루언서 280여명 보유
인플루언서 대상 '인간적 터치'가 중요
인플루언서 마케팅 2라운드는 라이브 커머스
최인석 레페리 대표/사진=레페리

최인석 레페리 대표/사진=레페리

레페리는 뷰티 분야의 ‘SM엔터테인먼트’로 불린다. 파워 뷰티 크리에이터 280여명을 보유한 업계 1위 멀티채널네트워크(MCN)다.

그동안 500여개 국내·외 브랜드와 500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18년 MCN 업계 최초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19년엔 200억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최인석 레페리 대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콘텐츠로 승부하는 1라운드는 이미 끝났다”며 “인플루언서가 진정성을 갖고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에서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 1 뷰티 유튜버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
도전 1 구글에 뷰티 유튜버 200명 양병설 주장
최인석 대표는 2013년 성균관대를 중퇴하고 25세 나이로 레페리를 창업했다. 자기계발 칼럼 및 주식정보를 전달하는 파워블로거로 활동하다가 뷰티 블로거들을 알게 된 것이 계기였다.

당시는 뷰티 유튜버가 별로 없었다. 시장에선 뷰티 유튜버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뷰티 블로거들에게 “뷰티 영상을 찍을 수 있게 도와드리겠다”고 연락하면서 뷰티 유튜버 육성에 뛰어들었다.

우연한 기회에 구글 임원을 상대로 피칭할 기회가 생겼다. ‘뷰티 유튜버 200명 양병설’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최 대표의 열정에 공감한 구글 임원은 강의실, 촬영장비, 회식비용 등을 지원했다.

그는 “골리앗도 빈틈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윗으로서 공격적으로 피칭해서 구글의 지원을 따냈다”고 말했다.

뷰티 크리에이터 육성은 ‘촬영과 편집을 스스로 할 수 있게 한다’는 원칙으로 진행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만 하는 연예인과 달리 촬영과 편집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만들었다.

크리에이터마다 전담 직원을 배치해 1 대 1 케어를 지원함으로써 인간적인 신뢰를 쌓는데도 주력했다. 최 대표는 “크리에이터들이 레페리와 함께하면 ‘내가 사기 당하지는 않겠구나’라는 확신을 갖게 노력했다”며 “뷰티에 꿈이 있는 사람들의 도전을 지원하는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레페리는 지금까지 1000여명의 크리에이터를 육성했다.
상황 2 인플루언서 마케팅, 콘텐츠 승부 1라운드 종료
도전 2 인플루언서가 먹고 살 수 있는 밸류체인 구축
2017년 최 대표는 인플루언서가 콘텐츠만으론 먹고 살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콘텐츠로 승부하는 1라운드가 끝났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커머스를 접목시킨 ‘인플루언서 소셜마켓’을 열어 물건을 팔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총 1080건을 진행해 47만개를 판매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2019년 45%, 2020년 83%를 기록했다.

이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벤더’로 남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도전하기로 했다.

‘인플루언서 밸류체인’을 만들었다. 인플루언서가 물건을 만들어 판매하는 구조다. 2018년 5월 인플루언서가 제품 제조에 참여하는 브랜드 ‘슈레피’를 런칭했다.

레페리 관계자는 “뷰티 인플루언서는 한 달에 최소 100개 이상의 신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상품 지식 수준이 매우 높다”며 “댓글과 시청자 반응을 통해 트렌드를 파악하는데도 탁월해서 뛰어난 마케터이자 상품기획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루언서가 단순히 이름만 내놓는 게 아니라 R&D(연구개발)부터 패키징까지 전반에 걸쳐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뷰티 분야에서 시작해 생활용품, 운동, 반려동물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인플루언서의 관심 분야가 바뀌는 걸 반영했다.

최 대표는 “레페리 창업 당시 인플루언서들은 나이가 주로 ‘1824’였고 그래서 색조화장에 관심이 많았다”며 “몇 년이 지나자 스킨케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제는 ‘2532’가 돼 결혼, 자취방, 반려동물 등에 관심이 많은 전형적인 커리어우먼을 대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몇 년이 지나면 육아용품, 가전제품 등으로 인플루언서들의 관심 영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페리의 뷰티 인플루언서들/사진=레페리

레페리의 뷰티 인플루언서들/사진=레페리

상황 3 라이브 커머스가 전쟁터인 상황
도전 3 2021년은 라이브 커머스 사업 원년
페이스북은 지난해 레페리를 ‘혁신적 인플루언서 마케팅 캠페인 기업’으로 선정했다. ‘2020 페이스북 파트너스 어워즈’에서 ‘이노베이션 히어로’ 브랜디드 콘텐츠 부문 수상 기업에 뽑혔다.

레페리가 인플루언서 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스타그램에 최적화된 브랜디드 콘텐츠 광고 상품인 ‘숏 비디오 리그’를 선보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숏 비디오 리그는 인플루언서들의 숏 비디오 광고 콘텐츠의 브랜드 리그를 개최해 광고 효과가 높은 콘텐츠를 인스타그램 광고로 집행해 ROAS(광고비 대비 매출액)을 최대치로 향상시키는 방식이다. 광고 효과성이 입증된 콘텐츠에 비용을 집행해 광고 캠페인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노하우를 기반으로 지난해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0월 ‘에뛰드’와 뷰티 크리에이터 ‘레오제이’가 진행한 네이버 라이브 쇼핑에서 당일 준비한 기획세트 2000개가 방송 5분만에 완판됐다. ‘에스쁘아’와 뷰티 크리에이터 ‘민스코’의 네이버 라이브 방송도 1시간이 안 돼 4000개 이상을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최 대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2라운드는 라이브 커머스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올해를 라이브 커머스 사업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마케터를 위한 포인트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하는 마케터는 불안합니다. 결과를 미리 알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는데 그래선 안 됩니다.”

최인석 대표는 인플루언서도 ‘사람’이란 점을 간과하는 마케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인플루언서에게 돈 주고 추천하게 만드는 게 다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인플루언서에게도 인간적 ‘터치’가 매우 중요합니다. 혹시라도 자사 마케팅을 하던 인플루언서가 경쟁사 마케팅을 하게 되더라도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등을 챙기면서 인간적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그래야 인플루언서의 ‘진정성’있는 마케팅이 가능해집니다.”

레페리는 브랜드 마케터들에게 ‘숲을 볼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뷰티 브랜드 파워 인덱스(BBPI)다. 뷰티 브랜드의 유튜브 내 영향력과 트렌드를 분석하는 수단이다.

베트남 현지 인력이 유튜브 뷰티 영상을 사실상 전수 조사해서 빅데이터를 모은 뒤 본사 전문 인력이 BBPI로 가공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하는 마케터라면 인플루언서에 대한 ‘인간적 터치’‘빅데이터 분석 자료’ 활용을 챙겨볼 만 하다.

장경영 선임기자 longrun@hankyung.com
■ 교수 코멘트

□ 천성용 단국대 교수

최근 소비자들은 기업이 전달하는 정보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TV 속 광고 모델이 제품이 좋다고 말하면 그 이유를 광고 출연료 때문이라고 추론한다.

반대로 나와 비슷한 일반 소비자, 혹은 인플루언서들이 어떤 제품을 좋다고 말하면, 그들이 그 제품을 정말 좋아해서 말했을 것이라고 추론한다.

이는 마케팅에서 말하는 귀인 이론(Attribution Theory)으로 설명된다. 귀인 이론에 따르면, 어떤 행위의 원인을 행위자가 아닌 주변 탓(ex. 광고 출연료)으로 돌릴 경우 ‘외적 귀인’이라고 하고, 행위자에게 돌렸을 경우 ‘내적 귀인’이라고 한다.

즉 소비자들은 TV 속 광고모델의 정보는 외적 귀인하고, 인플루언서들의 정보는 내적 귀인한다.

하지만 인플루언서의 숫자와 그들이 전달하는 정보가 급증하면서 인플루언서 마케팅 역시 과거와는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최근 마케팅 학계에서도 인플루언서에 대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지각된 진정성(Perceived Authenticity)’, 인플루언서와 팔로워들간의 ‘상호작용성(Interactivity)’ 등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담당자 입장에서는 자사의 마케팅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진정성 있게 전달하느냐가 향후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