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텔의 사우스브리지 반도체(메인보드에 들어가는 칩셋) 외주 생산 물량을 수주했다. 인텔의 핵심 칩인 중앙처리장치(CPU) 물량도 삼성전자가 수주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삼성전자에 ‘사우스브리지’로 불리는 반도체 칩셋 생산을 맡겼다. 사우스브리지는 PC 메인보드에 들어가는 반도체로 데이터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파운드리 공장에서 올 하반기부터 인텔의 사우스브리지 칩셋을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 규모는 웨이퍼 반입 기준 월 1만5000장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능력의 3% 수준이다.

오스틴 공장은 14㎚(나노미터, 1㎚=10억분의 1m) 라인을 갖추고 있다. 최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CPU 등을 제조하는 5㎚나 7㎚ 공정에 비해선 ‘구식’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인텔과 삼성전자의 협력은 칩셋 생산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가 오스틴 공장을 증설하면 5㎚ 첨단 공정에서도 고부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외주 생산 물량은 대만 TSMC가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TSMC는 올 하반기부터 인텔의 GPU를 4㎚ 공정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인텔 GPU 수주에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며 “다만 인텔과의 파운드리 계약을 통해 차후 핵심 칩을 수주할 기반을 마련한 데 의의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