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안좌면 우목도 앞 김 양식장 피해 심각…닻 뽑히고 김발 누렇게 변해
신안군은 해안가 모자반만 수거…현장 조사도 대책도 없이 뒷짐만 '어민 불만'
[르포] "김 수확 대신…피눈물 흘리며 괭생이모자반만 뜯어냅니다"
"30㎝가량 자란 김 엽체를 채취해 팔아야 하는데 중국에서 밀려온 괭생이모자반만 온종일 김발에서 뜯어내고 있네요.

"
"신안군은 김 양식장에 비하면 그리 급하지도 않은 해변에 밀려온 모자반만 수거할 뿐 어민 피해는 뒷전인 것 같네요.

"
21일 오후 전남 신안군 안좌면 우목도항에서 10여 분 거리에서 있는 김양식장으로 향하는 해상에는 덩어리져 물살을 따라 흘러 떠다니는 괭생이모자반이 수없이 많았다.

김 양식장에 도착하자 김발이 누렇게 변해 있었다.

윤기가 나고 새까맣게 자라고 있어야 할 김 엽체는 보이지 않았다.

[르포] "김 수확 대신…피눈물 흘리며 괭생이모자반만 뜯어냅니다"
동행한 김 양식장 주인 백모씨가 갈고리로 발을 들어 올리자 괭생이모자반만 보였다.

괭생이모자반 양식장으로 착각할 만큼 다닥다닥 김발에 들어앉았다.

김 엽체는 모자반 아래 수면에서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제법 김 생육 상태가 좋아 보였지만 모자반이 덮친 양식장은 수확이 어려운 지경이었다.

주변 김 발은 이리저리 물결 따라 떠다니고 있었다.

모자반이 덮쳐 발을 고정하는 닻이 뽑혔다고 이 어민은 속상해했다.

이곳에서 50㏊가량 김 양식을 하는 백씨는 "모자반이 김발을 덮치면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닻이 뽑혀 어장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정성을 들여 키운 김 수확을 앞두고 연초부터 모자반이 밀려와 수확은 사실상 포기하고 발에서 모자반을 제거하는 작업만 하고 있다"면서 "올 김 수확은 사실상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눈물지었다.

[르포] "김 수확 대신…피눈물 흘리며 괭생이모자반만 뜯어냅니다"
선착장에서 만난 한 어민은 "지금 가장 심각한 것은 김 양식장인데 신안군은 해안 백사장으로 떠밀려 온 모자반만 수거하고 있다"면서 "양식장 모자반 피해는 관심도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신안군은 해안 모자반은 해양수산과에서, 김양식장은 수산정책과에서 담당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는 비난도 일고 있다.

김양식장 피해 현장 조사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별다른 대책도 내놓지 않아 모자반 피해에 뒷짐만 지고 있다는 어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다.

신안군이 미적거리는 사이 서해해경청은 부안과 군산해경이 보유한 방제정 등 11척을 동원해 해상에서 모자반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