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원큐애자일랩 직원이 회의실에서 비대면 협업 툴을 활용해 ‘쿼타랩’ 최동현 대표(화면 왼쪽 하단) 등과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 원큐애자일랩 직원이 회의실에서 비대면 협업 툴을 활용해 ‘쿼타랩’ 최동현 대표(화면 왼쪽 하단) 등과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하나원큐 애자일랩은 하나은행의 핀테크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프로그램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핀테크 전 영역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다. 2015년 6월 출범했으며 현재까지 모두 97개의 핀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했거나 지원 중이다. 1기 출범 당시 하나원큐 애자일랩을 통해 지원하는 기업은 두 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21개사를 지원 대상으로 선발하는 등 그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하나원큐 애자일랩은 스타트업 육성이라는 사회공헌적 성격과 동시에 하나금융그룹과 협업 비즈니스 발굴을 목적으로 한다. 스타트업 선정 기준은 공동 사업과 동반 해외 진출 효과 등이다. 하나은행은 선발된 기업에 은행 내 사무공간을 준다. 상시 지원 체제를 가동하기 위해서다. 은행 내 공간을 스타트업에 제공하는 것은 국내 금융권 가운데 하나은행이 처음이다. 그 외에도 해외 진출을 돕는 등의 인프라 지원과 전문가 멘토링을 주선하는 등 기업의 성장을 돕는다.

스타트업과 하나금융 전 계열사를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공동 사업에도 힘쓴다. 대표적인 협업사례가 하나은행의 AI 금융서비스 ‘하이(HAI) 뱅킹’이다. AI 플랫폼 기업 마인즈랩은 2017년 하나은행의 AI 서비스 개발부서와 함께 대화형 금융플랫폼 하이뱅킹을 만들었다. 협업을 통해 마인즈랩의 AI 엔진을 상용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마인즈랩의 2015년 매출은 2억5000만원에 불과했으나 협업 이후인 2018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8월 선보인 새로운 스마트 뱅킹 앱 ‘뉴 하나 원큐’에도 하나원큐 애자일랩 출신 업체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얼굴인식(메사쿠어컴퍼니), 차용증이체 서비스(아쿠아렉스), 부동산 리치고 제휴 서비스(데이터노우즈) 등이 전부 스타트업과 하나금융의 공동 사업 결과물이다.

하나원큐 애자일랩은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기능도 가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하나원큐 애자일랩 출신 스타트업 기업에 직·간접 투자로 지속가능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돕는다. 하나은행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총 20개 스타트업 기업에 89억원의 지분투자를 했다. 2016년에는 약 1억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으나 2019년부터 25억원 이상을 스타트업 투자에 쓰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스타트업 투자비 회수로 이익을 실현하는 경우 새로운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