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로 세계시장 노리는 케미칼
한화솔루션의 기존 주력사업인 케미칼 부문도 기술 혁신으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가격 경쟁으로 승부하던 범용 화학제품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소재로 제품군을 전환해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첨단소재 분야는 고압탱크 등 신기술 확보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이 국내 최초로 개발해 2017년 국가기술표준원의 신기술인증을 획득한 고순도 자일릴렌디이소시아네이트(XDI) 제조 기술은 외국산이 독점하던 고기능 광학 렌즈 소재를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상업생산에 들어간 XDI는 투명성과 굴절성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렌즈보다 약 30% 얇고 선명한 고급 광학렌즈와 폴더블폰에 사용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패널용 소재인 OCA(광학용 투명 접착 필름), 친환경 식품포장용 접착제 등의 제품에 활용된다.

한화솔루션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친환경 가소제인 에코데치는 2018년 우수기술에 시상하는 ‘IR52 장영실상’을 받았다. 가소제는 합성수지나 합성 고무 등에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쓰는 첨가제다. 에코데치는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아 벽지, 놀이방 매트, 식품 포장용 랩, 바닥재 등을 만드는 소재에 사용된다. 한화솔루션의 에코데치를 사용한 벽지는 환경호르몬 유해성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한다. 또 기존 벽지에서 변색이나 얼룩이 생기는 문제도 개선해 친환경 인테리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그린수소 생산과 저장 운송 등 전 밸류체인의 사업 역량도 구축하고 있다. 케미칼 부문은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고효율 수전해 기술 개발에 약 300억원 투자를 진행 중이다. 그린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해 얻은 수소로,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 한화솔루션은 올초 조직 개편에서 그린수소사업 강화를 위해 기존 수전해기술개발팀을 수소기술연구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부문은 지난해 12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사내 벤처로 출발해 세계 최고 수준의 고압 탱크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인 시마론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시마론은 NASA에서 23년 동안 항공 소재 분야 연구원으로 근무한 톰 딜레이가 2008년 사내벤처로 설립한 기업이다. 시마론은 2015년 NASA에서 독립해 앨라배마주 헌츠빌에서 대형 수소탱크, 항공우주용 탱크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국내에선 앞서 인수한 태광후지킨을 통해 수소 기반 드론, 승용차, 상용차 등에 적용되는 탱크를 생산할 계획이다. 태광후지킨은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인 후지킨의 자회사였다. 해외 시장에선 시마론을 통해 대형 수소 운송용 트레일러나 충전소에 들어가는 탱크를 생산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