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말 1931조7076억

소비줄이고, 고소득층 소득 늘어
실탄 넉넉한 개인, 11일에 4.4조 순매수
코스피가지수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3포인트(0.12%) 내린 3148.45에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지수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3포인트(0.12%) 내린 3148.45에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가계가 보유한 현금·예금이 20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수익을 좇아 증시·부동산으로 현금이 이동하면서 자산시장을 데우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한국은행 자금순환표를 보면 가계·비영리단체의 작년 9월 말 현금·예금 잔액은 1931억7076억원으로 2019년 말보다 148조8310억원(8.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1~3분기 누적 증가폭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가계가 보유한 현금·예금은 2017년 말 1581조9883억원, 2018년 말 1654조7062억원, 2019년 말 1782조8766억원에서 작년에는 200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계가 보유한 현금은 작년 9월 말 100조3485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들어 9월 말까지 13조2249억원 늘었다. 예금은 1831조3591억원으로 작년 들어 9월 말까지 135조6061억원 불었다.

가계의 현금·예금이 늘어난 것은 작년 코로나19 사태에도 가계 소득이 불어난 결과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작년 3분기 530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다. 작년 1분기(3.7%), 2분기(4.8%)에 이어 매 분기 명목소득은 불었다. 재난지원금·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 이전소득이 늘어난 영향이 작용했다. 지난해 저소득층인 1분위(하위 20%), 2분위(하위 20~40%) 소득이 줄어든 반면 3~5분위를 중심으로 작년 소득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가계가 코로나19로 바깥 활동을 자제하면서 씀씀이가 줄어든 것도 여윳돈을 불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작년 1∼3분기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액(638조7782억원·명목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했다.

현금·예금은 물론 가계의 주식과 펀드 투자금도 늘었다. 지난해 9월 말 보유한 주식·펀드 투자 잔액은 852조5857억원(9월 말 시장가치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2019년 말(722조2250억원)과 비교해 130조3607억원 늘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연 0.5%로 내려간 만큼 가계의 현금·예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작년 4분기부터 보다 두드러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작년 10월부터 이달 11일까지 코스피에서만 8조3753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11일에는 하루 기준 최대 규모인 4조492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도 2조원어치 넘게 순매수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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