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운영하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

가상화폐에 대한 이해도 높아져
리스크 감안해 자산배분 차원서
소액·적립식 분산투자 바람직

규제로 블록체인 생태계 다 죽어
중소 스타트업 줄폐업 안타까워
이석우 두나무 대표 "비트코인 '몰빵' 위험하지만 3년 전과는 달라"

비트코인이 연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질주하고 있다. “이번에는 다르다”와 “이번에도 거품이다”로 요약되는 가상화폐 논쟁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비트코인은 정말 금(金)에 필적하는 ‘디지털 안전자산’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일까.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이끌고 있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사진)의 생각을 들어봤다. 한국경제신문이 이 대표를 만난 것은 지난 7일 오전. 때마침 비트코인이 4000만원의 벽을 깨부순 직후였다. 두 달 전만 해도 비트코인 가격은 1000만원대였다.

▷이런 상승세를 예상했나.

“가격을 누가 예측할 수 있겠나. 다만 지난 3년 동안 추이를 보면 기관의 시장 참여가 늘면서 비트코인은 조금씩 안정적인 자산으로 자리잡아갔다. 골드만삭스, 피델리티 등 전통 금융회사들도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비트코인 물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

▷3년 전 그랬듯 거품이 곧 터질 것이라는 경고도 많다.

“2017년 말~2018년 초 급등장에 묻지마식 투자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상태였다. 지금은 시장이 많이 성숙해졌다. 디지털자산(가상화폐)의 본질을 이해하는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 또 해외 기관의 수요 증가가 가격 상승을 이끈다는 점에서 랠리(상승장)의 이유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비트코인에 지금 투자해도 된다고 생각하나.

“한꺼번에 목돈을 갖고 들어가지 말고 매일, 매주, 또는 매달 소액으로 쪼개서 장기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장기적으로는 분명 매력적인 자산 가치가 있다.”

▷어떤 원칙으로 접근해야 하나.

“원론적인 얘기지만 투자하려는 상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특히 디지털자산은 더욱 그래야 한다. 주식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소비자 보호장치가 있고 가격제한폭도 있다. 디지털자산은 그런 것이 없어 가격 등락이 심하고 투자자가 지는 리스크(위험)도 크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분산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장기 투자하면 과연 성공할까.

“상품에 대한 신중한 이해가 전제된다면, 투자 리스크를 충분히 감수할 만한 상품이라고 생각한다. 포트폴리오(투자상품 조합) 다양화 차원에서 디지털 자산을 일부 담을 필요가 있다.”

▷2018년 1월 정부가 ‘가상화폐 투기근절 대책’을 발표했고 3년이 흘렀다. 이 정책은 옳은 결정이었나.

“당시 정부로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투자자 보호가 안 되는 업체가 워낙 난립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다른 나라들은 이 기술을 전향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금융·산업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은 디지털화폐(CBDC) 발행에 뛰어들었다. 미국은 금융회사가 스테이블 코인(기존 화폐가치와 연동한 가상화폐)을 결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제금융 질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자국 화폐를 디지털화하는 관(官) 주도 실험이다. 치열한 ‘국제금융의 전쟁’이 벌어지는데 우리도 정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요즘 업계 분위기는.

“3년의 혹한기를 마치고 이쪽 업계 사람들이 다시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우리 같은 거래소는 그래도 수월하게 버텼다. 안타까운 것은 작은 업체들이다.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도전하던 스타트업이 도산하거나 전혀 다른 사업으로 전환한 사례가 너무 많다. 생태계가 죽어 새 프로젝트도 거의 안 나온다.”

▷가상화폐 관련 업종이라는 이유로 해외법인 송금도 못 한다고 토로한 적이 있는데.

“업비트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 진출했고 최근 태국에서도 허가를 받았다. 동남아시아 사업을 본격적으로 넓히고 싶은데 해외법인 송금이 계속 막혀 있다. 현지에서 법인 명의로 대출받거나 법인장이 개인 대출로 꾸역꾸역 해결하고 근근이 운영하는 수준이다. 특금법이 시행돼 ‘합법적 영업’으로 인정받게 되면 이런 제약에서도 자유로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좋은 타이밍을 또 한 번 놓치고 싶지 않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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