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글로벌 기업들과 전방위 협업에 나서면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는 독자적인 연구개발 역량뿐 아니라 글로벌 ‘톱 티어’들과의 협력관계를 확대해야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자율車 합작사·로봇 1조 투자…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가속
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등은 지난해 12월 세계 1위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약 1조원에 인수했다. 로봇에 적용되는 최첨단 인지 및 제어 기술은 자율주행·커넥티드카 서비스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미 물구나무 서기, 공중제비 등 고난도 동작도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 정도로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로봇을 통해 차량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물건을 배송해 주는 물류 사업 진출 등도 구상 중이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에서는 우버와 손잡았다. 현대차는 지난해 초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에서 우버와 공동 개발한 5인용 개인용 비행체(PAV) ‘S-A1’을 선보였다. 5분간 고속 충전하면 최대 100㎞까지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가 PAV 개발과 양산을 담당하고, 우버가 항공 승차 공유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PAV가 이착륙할 수 있는 공항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영국 모빌리티 기업 어반에어포트와도 협력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서는 별도 법인 모셔널을 세웠다. 미국 자율주행 기업 앱티브와 현대차그룹이 각각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를 투자해 세운 합작사다. 모셔널은 운전자가 탈 필요 없이 자동차가 스스로 판단해 주행할 수 있는 ‘레벨4’ 수준의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차량공유업체 리프트와 함께 2023년까지 미국 주요 도시에서 운전자 없는 ‘로보택시’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