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터질까, 더 갈까

코로나로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관들·'큰손' 매수로 연일 랠리
JP모간 "14만弗까지 갈 수도"

1년 새 5배 급등…거품논쟁 가열
"변동성 커 안전자산 보기 어려워"
비트코인 가격이 7일 4200만원대까지 뛰어올라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서울 역삼동에 있는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고객센터에 설치된 시세판을 행인들이 바라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비트코인 가격이 7일 4200만원대까지 뛰어올라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서울 역삼동에 있는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고객센터에 설치된 시세판을 행인들이 바라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비트코인 국내 가격이 7일 사상 처음으로 4000만원을 돌파했다.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8시5분 4000만원을 넘어섰고, 낮 한때 4237만원(12시26분)까지 치솟았다.

비트코인은 지난달부터 신고가를 끊임없이 갈아치우고 있다. 2000만원(지난해 11월 18일)에서 3000만원(12월 27일)이 되기까지 39일이 걸렸는데, 불과 11일 만에 4000만원대로 올라섰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들조차 “대세 상승장으로 생각하긴 했지만 속도가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며 놀라고 있다. ‘코인 광풍’이 절정에 달했던 3년 전의 최고가 기록(2500만원대)은 깨진 지 오래다.
‘가상화폐 대장’의 거침없는 질주
3000만원 넘은지 11일 만에 4200만원…다시 '비트코인 광풍'

전문가들은 ‘넘쳐나는 유동성’과 ‘큰손들의 진입’이 국내외 비트코인 시장에 다시 불을 붙였다고 분석한다. 비트코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물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방어할 수 있는 ‘디지털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아왔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무차별적인 돈 풀기 속에 화폐가치 하락과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비트코인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페이팔, JP모간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가상화폐 사업을 본격화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기관의 비트코인 매수 수요가 증가하는데, 신규 채굴돼 시장에 풀리는 비트코인 양에는 한계가 있다”며 “상승장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새해 들어서도 ‘호재’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지난 4일 은행들이 스테이블 코인(화폐가치와 연동한 가상화폐)을 지급결제에 일정 부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OCC의 정책으로 가상화폐 시장이 주류 금융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했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이 투자자산으로 금과 비슷한 대접을 받으면 가격이 장기적으로 14만60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는 등 금융권의 우호적인 전망도 이어졌다.
가상화폐 시총은 1조달러 돌파
비트코인 질주에 힘입어 가상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이날 처음 1조달러(약 1087조원)를 돌파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총은 6946억달러(약 755조원)로 전체 가상화폐 시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 한 가상화폐거래소 임원은 “비트코인은 그 자체가 가치저장수단으로 자리잡은 동시에 다른 가상화폐 구매 등에도 활용된다”며 “가상화폐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년 새 다섯 배 이상으로 값이 폭등한 탓에 ‘거품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해도 비트코인 가격은 800만원대였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 즉 어엿한 투자자산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라 자산에 가깝고, 가치저장의 수단으로서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금은 대체자산으로서 안정성과 희소성이 있지만. 비트코인은 희소성은 있어도 변동성이 커 안전자산으로 보기는 무리”라고 했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비트코인 가격은 한 무리의 사람들에 의해 전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빗썸, 업비트, 코인원 등 주요 가상화폐거래소에는 최근 신규 회원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임현우/박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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