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이 상황을 주시하며 연락을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이 상황을 주시하며 연락을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되면 경기부양책 타결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을 감안 은행주 등 경기 민감주가 상승했다. 반면 규제·증세 가능성이 높아진 애플·페이스북 등 대형 기술주들은 급락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37.80포인트(1.44%) 상승한 30,829.40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같은 기간 21.28포인트(0.57%) 오른 3748.14에 장을 마쳤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8.17포인트(0.61%) 하락한 12,740.79를 기록했다.

시장은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 결과와 차기 대통령 확정을 위한 상·하원 합동위원회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이 두 석을 모두 석권, 상원 지배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라파엘 워녹 민주당 후보가 현역인 켈리 뢰플러 공화당 의원을 이겼다. 다른 선거에서도 존 오소프 민주당 후보가 데이비드 퍼듀 공화당 의원에 앞서고 있다. 블루웨이브 현실화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패배를 부정하는 지지자들의 폭력 시위로 매물이 쏟아졌다. 시위대의 의회 난입 소식에 주요 주가지수는 상승 폭을 줄이며 빠르게 반락했고, 나스닥은 결국 하락 반전했다.

미 상·하원은 이날 차기 대통령을 최종 승인하는 합동위원회를 열었다. 하지만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회의도 중단됐다.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지는 시위 참가자도 나올 정도로 상황이 급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조지아주 상원 결선 투표 결과 블루웨이브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1%를 웃돌고, 달러화가 2018년 3월 이후 장중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주, 산업재, 에너지, 소재, 철강, 소매유통업종이 강세를 보였다"며 "반면 규제 강화와 법인세 인상 우려를 빌미로 그간 상승을 이끌었던 기술주는 하락했다"고 부연했다.

대규모 추가 부양책 기대감에 경기 민감주가 랠리를 펼쳤다. 10년물 국채금리가 3월 이후 처음으로 1%를 웃돌자 씨티그룹은 전날보다 주당 3.55달러(5.75%) 상승한 65.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JP모간도 같은 기간 주당 5.9달러(4.7%) 뛴 131.55달러를 기록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6.25%, 모건스탠리도 6.03% 급등했다.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급등했다. 글로벌 친환경에너지 상장지수펀드(ETF)인 ICLN은 전날보다 주당 2.11달러(7.2%) 급등한 31.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태양광 관련주인 선파워(20.17%), 퍼스트솔라(8.17%) 등도 급등했다.

전기차 관련주인 테슬라는 전날보다 주당 20.87달러(2.84%) 상승한 755.98에 거래를 마쳤다.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올려잡은 영향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테슬라 목표주가를 주당 81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테슬라가 전기차, 자율주행차 업체 중에서 인력, 기술력, 비즈니스 모델, 자본 조달력 등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봐서다.

반면 미국 증시를 이끌던 대형 기술주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블루웨이브 현실화 가능성이 규제 강화 및 증세에 부담을 느껴서다.

애플은 전날보다 주당 4.41달러(3.37%) 내린 126.60에 거래를 마쳤다. 페이스북은 같은 기간 주당 7.66달러(2.83%) 하락한 263.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아마존도 2.49% 내렸고, 구글(-0.99%) 넷플릭스(-3.9%) 등도 떨어졌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