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이동 줄어 사고 감소
보험료 인상 명분 약해져

만성적자 상태는 여전
하반기엔 인상 공론화할 수도
새해 들어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올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초 정부와 ‘밀고 당기기’를 거듭한 끝에 일제히 인상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보사는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료를 동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장 점유율 상위권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은 지난해와 같은 보험료를 유지하고 있다. 통상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기에 앞서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의뢰하는데 최근에는 이런 요청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보험료가 ‘조용히 동결’된 배경은 두 가지다. 우선 코로나19 사태로 외부 활동이 감소해 교통사고도 줄면서 손보사들이 반사이익을 봤다. 가격을 올리자고 할 명분이 약해진 것이다. 4대 손보사의 지난해 1~11월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의 비중)은 84.4~85.2%로 잠정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90.2~91.2%)보다 5% 안팎 낮다. 또 실손보험료 인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탓에 손해율이 그나마 개선된 자동차보험은 핵심 현안에서 밀려난 분위기이기도 하다. A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는 서민 부담과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해 코로나19 사태의 고통 분담에 나선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팔수록 손해’인 만성적자 상태는 그대로인 만큼 하반기께 인상이 공론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자동차보험은 보통 손해율 78~80%가 손익분기점으로 통한다. B보험사 관계자는 “적자 폭이 줄었다지만 여전히 손실이 나고 있고, 수리비용 등의 보상원가 상승 요인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누군가 총대를 메지 못할 뿐 고민은 많다”고 했다.

실손보험은 매년 1~4월 가격을 조정하지만, 자동차보험은 반드시 연초가 아니어도 인상이 가능하다. 자동차보험료는 표면적으론 보험사 자율에 맡겨져 있지만 금융위원회가 사실상 개입해 왔다. 차를 갖고 있으면 무조건 가입해야 하는 특성상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돼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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