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오 성공비결
최초의 국산 제조·직매형의류(SPA) 브랜드 스파오의 강점은 속도와 가성비다. 트렌디한 옷을 좋은 소재로 만들어 값싸게 빨리 내놓자 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스파오의 연매출은 출시 첫해인 2009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3300억원으로 늘었다. 11년 만에 33배로 성장한 셈이다.

성공 비결은 생산, 조직, 유통망 3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데 있다. 국내에서 가장 빠른 생산 시스템으로 혁신했고 프로젝트 단위로 자유롭게 기획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구축했다. 또 시장성 판단과 반응 체크 등을 모두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등 젊은 소비자에 맞춘 유통전략을 짰다.
 그래픽=신택수 기자 shinjar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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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체형에 맞춘 ‘가성비’ 패션
국내 최초 토종 SPA 브랜드인 스파오는 이랜드그룹이 기획, 디자인, 생산, 유통을 도맡아 가성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스파오가 첫선을 보인 것은 2009년. 해외 SPA 브랜드가 잇달아 국내 사업을 키우며 공격적으로 들어오던 때였다. 국내 업체가 설 땅이 없어 보였다.

스파오는 한국인의 체형에 맞춘 디자인과 가성비로 정면 승부했다. 11년 동안 스파오가 판매한 옷은 1억3198만여 장에 달한다. 25벌씩 한 상자에 담을 경우 528만 상자에 이른다. 이걸 쌓으면 한라산 975개를 합친 높이와 맞먹는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패션업계가 침체됐지만 스파오는 공격적으로 확장 전략을 썼다. 스파오는 타임스퀘어점, 코엑스몰점, 안성 스타필드점, NC신구로점 등 전국에 19개 신규 매장을 열었다. 2010년 24개이던 매장은 지난해 말 115개로 늘었다. 온라인 채널도 대폭 강화했다.

스파오 급성장의 또 다른 비결은 생산 시스템이다. 제품별로 빨리,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이랜드월드가 인수한 베트남 패션기업 탕콤은 연간 2800만여 장의 옷을 생산할 수 있다. 탕콤에서 만든 옷은 1주일 안에 한국 매장에 걸린다. 중국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제품이 생산된다.

스파오 관계자는 “코트, 패딩, 청바지, 내의 등 꼭 필요한 기본 제품을 잘 만들어 품절 없이 꾸준히 판매하는 것이 스파오의 강점”이라며 “트렌드를 따라가는 신상품과 기본 아이템 비중을 조절하면서 소비자 수요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20대가 열광하는 브랜드로”
기존 패션 대기업과는 차별화된 조직 문화를 구축한 것도 속도 경쟁력을 갖춘 비결이다. 스파오는 쓸데없는 회의와 보고를 지양하고 결과물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고 있다. 기획팀 영업팀 등 같은 업무를 하는 사람들끼리 묶여 있는 일반적인 회사 구조와는 다르게 프로젝트별로 팀을 꾸린다.

기획과 생산, 영업팀 담당자가 하나의 프로젝트 아래 모인다. 팀 이름은 세포를 뜻하는 ‘셀’이다. 예컨대 기존 회사에는 디자인팀 생산팀 등이 있지만 스파오엔 니트셀, 맨투맨셀, 포우먼셀(여성복), 포맨셀(남성복), 전사적마케팅셀 등이 있다. 프로젝트팀 안에선 자체적으로 빠르게 일을 진행시킬 수 있다. 프로젝트팀 리더에겐 나이에 관계없이 전권을 주기 때문이다. 젊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배경이다.

지난해 스파오가 한 대학생 잡지와 함께한 ‘나의 찐학번 테스트’ 프로젝트가 대표적 예다. 이 프로젝트는 요즘 유행하는 심리 테스트 방식으로 자신의 진짜(찐) 학번을 찾아 그 학번이 적힌 스웨트셔츠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마케팅했다. 마케팅 담당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를 빠르게 반영한 결과물이었다.

유통망도 혁신했다. 지난해 스파오닷컴 온라인몰을 새롭게 개편했다. 무신사에서 일부 제품을 선출시하는 등 다른 온라인 플랫폼과도 다양한 협업을 했다. 스파오닷컴에서만 판매하는 온라인 전용 상품을 선보이고, 제품 코디법 등 큐레이션 콘텐츠를 담은 매거진도 내놨다.

지난해 출시한 모든 협업 제품은 온라인으로 먼저 출시한 뒤 반응을 보고 오프라인 매장에 추가로 내놓는 전략을 썼다. 정확한 수요 예측으로 비용을 절감했다. 입소문 마케팅 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 그 결과 지난해 스파오의 온라인 매출은 2019년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스파오 관계자는 “주요 소비자가 20대이기 때문에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고 온라인에서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온라인 대국민 설문조사 등 스파오 온라인몰에서 놀 수 있는 콘텐츠를 더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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