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체 바퀴와 스티어링 휠을 분리한 만도의 ‘자유 장착형 첨단 운전 시스템(SbW)’. 필요할 때마다 스티어링 휠을 서랍처럼 꺼내 사용할 수 있다.  만도 제공
차체 바퀴와 스티어링 휠을 분리한 만도의 ‘자유 장착형 첨단 운전 시스템(SbW)’. 필요할 때마다 스티어링 휠을 서랍처럼 꺼내 사용할 수 있다. 만도 제공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 만도가 11일부터 온라인으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1’ 차량 지능·운송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는다고 5일 발표했다. 만도가 CES에서 수상하는 건 처음이다.

이번에 수상한 만도의 제품은 ‘자유 장착형 첨단 운전 시스템(SbW)’이다. 전기차는 배터리 효율성을 높이고,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도록 자동차 섀시(뼈대)와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분리해야 한다. 기존에는 부품이 서로 기계적으로 연결돼 있어 분리가 불가능했다. 만도는 SbW를 통해 이를 가능하게 했다. 전기 신호를 활용해 섀시와 스티어링 휠을 연결하기 때문에 차량 용도에 따라 운전대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만도는 SbW 기술을 토대로 차량 내부 공간을 새롭게 정의할 방침이다. 예컨대 운전석이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 차량은 SbW 기술을 활용해 아예 스티어링 휠을 빼고 설계할 수도 있다. 운전석을 180도 회전해 뒷자리 승객과 마주보게 하거나, 필요할 때마다 서랍처럼 스티어링 휠을 꺼내 쓸 수 있는 ‘오토 스토우’ 설계도 가능하다. 차량 내부 공간이 넓어진 만큼 독서, 게임, 영화 관람 등을 위한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SbW는 ‘이중 안전화’를 적용해 일부 부품이 고장나도 전체 시스템은 정상 작동한다. 만도는 관련 영상을 CES 2021 개막일에 맞춰 온라인 부스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북미 공장에서 SbW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이미 SbW 해외 수주에도 성공했다. 만도는 2019년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에 SbW 50만 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추가 수주를 위해 북미, 중국 업체와도 협의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 디자인 측면에서 지난 120년간 난제였던 자동차의 상·하체 분리를 SbW를 통해 푼 것”이라며 “같은 상을 받은 구글, IBM, 보쉬, 콘티넨탈 등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