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뇌관 우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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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부동산시장에 몰린 돈이 사상 처음 2200조원을 돌파했다.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받거나 시장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설 경우 실물경제의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국은행의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부동산금융은 2214조9000억원으로 2019년 말(2067조원)보다 7.1%(147조9000억원) 늘었다. 2019년 9월 말보다는 10.5% 증가했다. 부동산금융은 금융회사의 부동산 대출·보증, 기업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입금, 부동산 펀드·자산유동화증권(ABS), 주택저당증권(MBS),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을 합친 것을 말한다.

부동산금융은 2017년 말 1792조9000억원, 2018년 말 1918조7000억원에서 2019년 말 2067조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불어난 부동산금융은 국내총생산(GDP) 수준을 웃돌 만큼 비대해졌다. 명목 GDP대비 부동산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말 76.7%에 불과했지만 2018년 말 101.0%, 2019년 말 107.4%, 작년 9월 말 115.4%로 크게 뛰었다.

부동산금융을 세부적으로 보면 가계 부동산 대출이 1133조7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5.3%(56조6000억원), 기업 부동산 대출은 816조4000억원으로 7.3%(55조4000억원), 주택저당증권(MBS)과 부동산펀드를 비롯한 금융투자상품은 264조8000억원으로 15.7%(35조9000억원) 늘었다.

작년 들어 과열 양상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이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뛰는 집값을 마련하기 위해 차입금 조달을 늘린 가계의 움직임이 두드러진 결과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3㎡ 당 4033만원으로 2019년 12월(3352만원)보다 20.3%(681만원) 상승했다.

불어난 부동산금융이 금융 안정을 위협할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가격이 조정을 받으면 가계부채 등 부동산금융이 부실화할 수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최근 시장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등 대출 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자산가격 조정 우려는 한층 커졌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17일 연 0.999%를 기록해 지난 4월29일(연 1.006%)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국고채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국채값(국채금리)이 하락(상승)한 결과다. 내년 인플레이션 우려에 10년 만기 미 국고채 금리도 0.9%대로 올랐다.

박창현 한은 조사국 과장은 지난달 발간한 '코로나19 위기 이후의 성장불균형 평가'라는 보고서에서 "자산시장으로 자금 쏠림이 두드러진 가운데 경기 회복이 더뎌지고 시장의 기대가 급격히 조정되면 자산가격이 급락하고 가계부채가 부실화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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