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

ESG 성과 돈으로 측정해
관리하는 모델 도입해야
이제 ESG는 '하면 좋은 것' 아닌 '반드시 해야 하는 것'

“기업에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가 앞당겨졌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SK그룹이 출자해 설립한 비영리 연구재단으로, 기업의 ESG 활동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론을 연구한다.

나 원장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ESG가 ‘하면 좋은 것’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ESG 중 ‘E’(환경) 분야의 핵심 과제인 ‘탄소중립’을 꼽았다. 나 원장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이 서둘러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도 코로나19로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이제 기업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없애는 수준까지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이 ESG 경영을 가속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화폐화’를 제시했다. 환경이나 사회를 생각하는 기업의 움직임이 금전적으로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를 측정하고 관리하기 시작하면 임직원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커진다는 얘기였다. SK는 2019년부터 각 계열사의 ESG 활동 가치를 화폐단위로 환산하고 이를 계열사 평가에도 활용하고 있다

나 원장은 “ESG 활동을 금전적 가치로 측정하는 것이 아직은 어색하고 평가 방법이 정확하다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이렇게 강제하지 않으면 단순히 구호만 외치고 끝날 뿐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경제학자 존 케인스의 ‘확실하게 틀리는 것보다 애매하게 옳은 게 낫다’는 말을 인용하며 “기업이 창출해 낸 ESG 경영의 결과물을 어떻게 해서든 측정해 현재 각 기업이 어디쯤 가고 있는지, 얼마나 더 개선해야 할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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