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탄소중립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 정부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달성하려면 탈(脫)원전 기조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산화탄소는 기후변화의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니컬러스 스턴은 2006년 스턴보고서에서 “인류가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세계대전과 경제대공황을 겪은 20세기 초와 비견될 만한 불황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은 탄소를 활용한 발전 등이 싸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에너지 발전에서 건설, 연료, 운영비 등 단순비용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안정성, 사후관리 등 외부비용을 함께 고려하는 2022년 기준 미국의 균등화 발전비용(LCOE: Levelized Cost of Energy)을 계산했다. 이에 따르면 발전비용은 풍력(52.2달러), 가스복합(56.5달러), 태양광(66.8달러), 원자력(99.1달러), 석탄(140달러) 등의 순이다.

한국 정부도 2050년까지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현재 한국의 연간 탄소 배출량은 약 7억t이다.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에서 얼마나, 어떻게 탄소를 줄여나갈지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2050 탄소중립을 위해 기후대응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기금은 탄소 배출을 줄임에 따라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석탄발전 석유화학 자동차 등의 기업과 근로자를 지원하고 저탄소사업을 확대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현실을 고려할 때 탄소중립을 위해 탈원전 정책의 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관건 중 하나는 탄소 배출이 많은 석탄발전을 줄이면서도 전기 수급을 안정화할 수 있는지다. 하지만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전력 생산의 안정성과 발전단가 등에서 석탄발전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가기후환경회의 역시 원전 문제와 관련해 “지금 정부 정책이 있지만 고정불변의 것으로 놓고 2050 탄소중립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