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대 기업 10곳 중 9곳(90.5%)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받은 경영환경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기업들의 내년 사업계획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업 90% "내년 경영환경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못해"
30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절반이 넘는 54.8%는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보다는 나아지겠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답변은 23.8%,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답변은 11.9%였다.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9.5%에 그쳤다. 국내 기업 대부분이 코로나19로 악화된 경기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최대 변수는 단연 코로나19다. 기업 중 62.5%는 내년 경영에서 가장 큰 변수로 꼽았다. 백신 개발에 힘입어 내년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 것을 가정하고 사업계획을 짰는데, 최근 3차 유행이 현실화되면서 급박하게 계획을 새로 짜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한 대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을 염두에 두고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지만 워낙 변수가 많아 그마저도 내년이 되면 백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글로벌 경기(20%), 정부 규제 및 경제 관련 개정 방향(12.5%), 환율 추이(5%) 등도 경영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로 꼽혔다.

내년 중점을 두고 육성해야 할 미래 사업으로는 인공지능(AI)이 59.5%(중복응답 가능)로 가장 많았다. 미래 모빌리티(47.6%), 정보통신기술(ICT·45.2%)이 뒤를 이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